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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7일(木)
베스트셀러와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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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문화부 부장

다사다난한 2017년이 12월 마지막 달에 들어섰다. 이즈음이면 곳곳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료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번 주엔 책 관련 단체에서 올해의 책 시장을 정리하는 보고서들을 잇달아 내놨다. 갈수록 책을 안 읽는 시대라고 하지만 책의 정치·사회적 의미, 그리고 베스트셀러에 반영된 사회와 개인의 열망 때문에 올해의 책 시장을 보면 한국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른다.

한 온라인 서점은 올해 책 시장을 ‘JUMP- UP 도약’으로 요약했다. J는 Justice의 J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국가와 정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정치 책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음을 뜻한다. U는 Understanding의 U로 최근의 페미니즘 열기를 반영한 것이다. 페미니즘 책들이 결국 서로를 향한 이해가 목표라는 점에서 ‘이해’로 자리매김 됐다. M(Media)은 미디어셀러의 여전한 인기를, P(President)는 문재인 대통령 관련 책에 대한 팬덤을 말한다. U(Ultra)는 무라카미 하루키, 댄 브라운 등 초대형 작가의 귀환을 뜻하고, 마지막 P는 Protect의 P로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가치 때문에 돌보지 못했던 자신을 살피고 다독이는 에세이와 실용서의 인기를 담아냈다. 올 한 해 책 시장을 ‘JUMP- UP 도약’으로 표현한 것은 올 한 해, 그리고 다가올 내년이 우리 한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보인다.

또 따른 서점에선 올 한 해 책 시장을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풀어냈다. 조기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감소하며 소비자 심리 지수가 상승 추세를 나타낸 것처럼 모처럼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특히 정치·사회 분야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른 것을 기쁨으로 꼽았다. 노여움이라면 데이트폭력, 여성혐오, 성추행 등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로 페미니즘 책이 열풍을 일으켰다. 초·중·고 학습 분야 책 판매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저출산의 슬픔이지만, 책에서도 SNS의 위력이 커지면서 흩어진 개인이 함께 연결된 것은 즐거움으로 봤다.

당연히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들도 ‘희로애락의 점프 업’ 속에 들어가 있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톱 3라면 담담하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 에세이 ‘언어의 온도’, 여성의 삶을 그려내며 동시대 여성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자아낸 소설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준 심리 에세이 ‘자존감 수업’이다. 교보문고는 2017년도 결산 발표에서 이들 베스트셀러의 공통점을 이런 말로 표현했다. ‘힘들었지? 수고했어!’

조기 대선, 새 정부 출범, 문화계 블랙리스트, 적폐 청산 작업, 페미니즘 논쟁, 북핵 위기 등 사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산적한 과제와 숙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했던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음을 보여준다. 하루하루 바빠도 일상에서 얼굴을 들고 주변을 돌아보며 자기 자신에게, 상대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힘들었지? 수고했어!’라고 따뜻한 말을 건네며 새로운 시간으로 건너가는 것, 그것이 2017년 뜨거웠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주 좋은 방법일 것이다.

chm@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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