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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7일(木)
자백까지 했는데…‘女수영 국가대표 몰카’ 무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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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천선수촌 긴급 몰카 점검’ 지난해 8월 30일 오전 충북 진천군 진천선수촌에서 보안업체 직원들이 화장실·탈의실을 돌며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결정적 증거인 영상 없고 ‘자백보강법칙’ 충족 못 해

여자 수영 국가대표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자 수영선수들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이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대한체육회가 선수촌에 대한 몰래카메라 점검을 하는 등 대대적인 진상조사를 벌이는 한편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단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일부 선수가 영구제명되는 등 파문이 일었던 만큼 무죄 선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반정모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 수영 국가대표 정모(24)씨 등 5명에게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정씨는 2009∼2013년 6차례에 걸쳐 경기도의 한 체육고교와 충북 진천선수촌의 여자 수영선수 탈의실에 만년필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선반 위에 올려놓는 수법으로 여자 선수들의 탈의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은 정씨가 자신의 노트북에 있는 몰카 영상을 지인에게 보여줬다가 지인이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전하면서 알려졌다.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정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증거분석을 통한 복구 작업을 한 달 가까이했지만, 영상을 복구해내지 못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영상 확보에 실패했다.

당시 경찰은 “하드디스크가 ‘덮어쓰기’ 됐을 경우 기술적으로 복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상이 없어 피해자도 특정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일부 범행에 대한 정씨의 자백과 영상을 봤다는 정씨 지인의 진술 등을 근거로 정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국가대표 출신 최모(27)씨 등 2명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이에 더해 정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다른 선수 3명을 공범으로 추가해 모두 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상황에서 결국 결정적 증거인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데 발목을 잡혔다.

반 판사는 “피고인들의 분업적 역할과 범행에 대한 공동의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범행을 자백한 정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된 이유는 ‘자백보강법칙’ 때문이다.

자백보강법칙은 자백 외에 다른 보강증거가 없으면 자백한 피고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

이 사건의 경우 검찰은 정씨의 자백에 더해 몰래카메라 영상을 봤다는 정씨 지인 2명의 진술을 증거로 내세웠지만 정씨 지인들의 진술은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반 판사는 “정씨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는 2명의 진술뿐인데 이들은 영상을 본 시점에 대해 진술을 번복해 이들이 본 영상이 누가 찍은 건지, 공소사실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 영상인지 특정하기 어렵고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도 있어 유죄의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이번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보고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지난해 8월 이 사건이 알려지자 경찰과 대한체육회는 진천선수촌내 12개 건물의 여성 숙소·탈의실·샤워장 등 151곳에 대한 몰래카메라 점검을 벌였다.

당시 안종택(50)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으며 대표팀의 합숙훈련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정씨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대한수영연맹관리위원회로부터 영구제명됐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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