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법인세수 첫 60兆 돌파 유력… 재계 속으로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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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까지 54조… 작년치 추월
“법인세 인상, 경기에 악영향”

올해 ‘법인 세수’ 규모가 사상 최초로 60조 원대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기업들의 각종 비과세와 감면 혜택이 대폭 준 상황에서 기업 실적은 세계 경제의 영향으로 호전된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산업계에서는 법인 세수가 크게 늘고 있는 데도 글로벌 흐름(미국 일본 등 법인세 인하)을 무시한 채 우리나라만 법인세를 올린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문화일보가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법인 세수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걷힌 법인 세수는 모두 54조 원으로 이미 지난해(52조10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올해 연간 법인 세수는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5년 전부터 기업들의 각종 비과세와 세금 감면 혜택 등을 매년 축소해 온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세계 경기의 회복 추세에 힘입어 기업 실적도 크게 개선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과 2016년 사이에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 축소’ ‘연구·개발(R&D) 공제율 축소’ ‘기업소득 환류 세제 신설’ ‘외국납부 세액공제 축소’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 신설’ ‘업무용 승용차 과세 강화’ 등의 조치가 쏟아졌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팀장은 “전체기업 대상 공제감면(외국납부세액공제 제외) 규모만 따져도 2012년 6조9000억 원에서 2016년 5조7000억 원으로 17%나 감소했다”면서 “이 중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대기업은 같은 기간 3조3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30%나 줄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2017년 상반기 주요 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한 53조4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호조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향후 2∼3년간 법인 세수는 자연스러운 증세가 예상되므로 재원 확보를 위한 법인세 인상은 불필요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호전 중이나 수출 증가는 반도체·전자 등 일부 업종에 한정되고 조선 등 주요 업종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미국, 일본 등이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만 나 홀로 법인세를 인상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