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실업·구직포기·취업준비기간 ‘트리플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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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이상 실업, 전체의 16%
구직포기 48만명… 매년 늘어
‘첫 취업 준비기간 석달 미만’
사상 첫 50%선 아래로 추락

한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는 가운데 최근 늘어나는 실업자 중에서도 6개월 또는 1년 이상 장기 실업자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을 포기하는 구직 단념자 수도 증가 추세인 것은 물론, 청년들의 첫 취업에 걸리는 기간 역시 덩달아 길어지는 상황이다.

8일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체 실업자 89만6000명 중 6개월 이상 실업자와 1년 이상 실업자는 각각 14만7000명, 1만4000명으로 그 비중이 16.4%, 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 11.8%, 1.5%에서 모두 증가한 것이다. 취업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매년 10월 수치를 비교해 본 결과에서도 이 같은 상승 추세가 확연히 드러났다. 불과 3년 전인 2014년 10월엔 6개월 이상, 1년 이상 장기 실업자 비중은 불과 8%(6만9000명), 0.3%(3000명)였는데 이후 매월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이다. 통계청의 실업자는 단순한 실업상태가 아니라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실제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경제활동인구를 뜻한다.

아예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2014년 10월 42만9100명, 2016년 10월 44만9000명에 이어 올해 10월엔 1년 전보다 3만4000명 늘어난 48만3000명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20대 청년층만 놓고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15∼29세의 임금 근로자 중 첫 취업 시까지 소요기간이 3개월 미만이었던 사람의 비중은 올해 5월 기준으로 49.9%를 기록,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통계청이 자료를 공개한 2004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상황이다. 2004년 5월 56.1%를 시작으로 10년 뒤인 2014년 5월엔 50.8%로 하락한 뒤 이번에 50% 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청년층의 구직 기간 역시 길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늘어나는 장기 실업자 비중과 맥을 같이하는 결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장기 실업자가 많지 않은 대표적인 국가였으나 최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에 영향받아 장기 실업자 수와 그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만용·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