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평창 참가 未定’ 언급…韓美동맹 금 가는 소리 아닌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불과 63일 앞두고 터져 나온 미국의 ‘참가 미정(未定)’ 언급은 충격적이다. 북한의 ‘화성-15형’ 도발 직후인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 등 올림픽 적극 지원 입장을 밝혔고, 지난 2일엔 허버트 맥매스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안전하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며칠 사이에 미국의 반응이 뒤집힌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런 인식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위협 때문에 선수 안전이 걱정된다면, 동맹국의 ‘절대 안전’ 올림픽을 함께 이뤄내겠다고 세계를 향해 천명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미국이 실제로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시급하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6일 방송에 출연해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에 대해 “북한의 위협으로 인해 여전히 미정(open question)”이라면서 “대회 개최 시점의 한국 상황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대변인도 7일 “미국인을 보호하는 것은 가장 최우선 순위”라면서 “개막일이 가까워지면 관계기관 합동 프로세스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급변의 이유는 우선, 미 당국자들의 배경 설명처럼 선수 안전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 저지 시한이 3개월뿐이라는 미 중앙정보국(CIA) 판단이 보도됐는데, 대체로 올림픽 기간과 겹친다. 북한이 곧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도발을 할 것이란 정황도 있다. 안보 위기가 급속히 고조될 개연성이 크다. 둘째, 그렇다면 강력한 대북 안보 공조로 위험을 제거해야 하는데, 한·미 군사 협력은 미·일에 비해 약하다. 한·미 키리졸브 훈련의 연기·축소·중단 얘기가 한국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셋째, 13일 시작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 한국 정부의 친중(親中)·친북(親北) 경향 확산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올림픽의 정치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북한 참가를 평화올림픽 조건인 양 연연하면서 이미 그런 길로 들어섰다. 미국의 참가 미정 발언은 한국민 감정이 상하게 하는 등 동맹관계를 금 가게 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올바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