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도 필묵도 비슷한… 작자 미상 산수도 2점 한 사람이 그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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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나란히 전시

과연 한 작가의 작품일까. 작가 미상이지만 한 작가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산수도 2점이 ‘다시 만난 조선시대 산수도 두 점’(사진)이란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나란히 전시돼 화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2년 만에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을 전면 개편하고 지난 8일 문을 열며 서화실 내 명품관에 전시 중인 두 작품은 ‘학포(學圃)’라는 확인 미상의 당대 선비가 시를 썼다고 해 ‘학포찬 산수도(學圃讚山水圖)’로 불린다.

두 작품 중 한 작품(왼쪽)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16년부터 소장하고 있던 것이며 또 한 작품은 박물관이 최근 일본에서 구입한 것이다. 비록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수된 시기는 다르지만 동일한 종이 바탕에 화면 구성이 유사하고, 필묵법, 산수와 인물, 사물 묘사, 채색 감각 등 표현 방법이 같아 16세기 전반에 한 화가가 두 작품을 거의 동시에 그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화가가 과연 누구일까 하는 문제는 학계의 오랜 숙제였다.

또한 두 작품에 시를 쓴 인물인 ‘학포’의 필치가 동일하고 낙관도 같으며, 과학적 분석결과 인주의 성분도 동일해 한 사람이 찬시(讚詩)를 쓴 것으로 보인다. 글씨는 그림이 완성된 후에 추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들 작품은 경물(景物) 구성과 여백 배치, 농담 조절에 뛰어나고 필묵, 필치 구사력이 능숙해 16세기 전반기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며 “이미 알려진 조선 전기 산수화에 더해 상호 긴밀한 연계성을 갖고 있는 산수화를 새롭게 입수하게 됨으로써 이후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