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미국의 ‘한국 遠美近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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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7-12-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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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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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워싱턴 특파원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중국 편향’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1차 논쟁의 촉발점은 지난 10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밝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사일방어체계(MD) 미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비추진 등 이른바 ‘3노(No)’ 정책이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강 장관의 ‘3노’ 정책 발표 이후 열린 공개 세미나에서 “이 정책을 놓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밤새 이메일을 통해 논쟁했다”고 전할 정도였다. 문재인 정부의 ‘친중(親中)’ 행보에 대한 워싱턴의 의구심은 지난달에도 또 한 번 폭발했다.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본격 추진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안보 구상’에 한국이 참여를 사실상 거부한 것. 일본이 먼저 제안한 사실이 문재인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안보 구상에 핵심 동맹이 빠진 모양새가 됐다. 워싱턴의 한 중국 인사는 “아시아 안보를 논의하는 구상에 일본·호주·인도가 참여하는데, 한국이 없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가 이전 정부와 많이 달라진 것이 아니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3∼16일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의 요충지인 충칭(重慶)을 찾기로 하면서 워싱턴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가 실상은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과는 가까워지는 ‘원미근중(遠美近中)’으로 해석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국이 2015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에는 가입하면서도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는 미적댔던 전례까지 있는 만큼, 미국의 ‘불안감’이 비합리적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워싱턴의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당장 오는 12일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애틀랜틱 카운실이 공동 주최하는 한반도 포럼에는 미국 측에서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례적으로 동반 참석한다. 무역과 안보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에 전달할 확실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미 고위급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는 이 행사에 참석하는 한국 측 최고위 인사는 안타깝게도 조윤제 주미대사뿐이다.

한 국가의 평화·번영을 위한 대외정책의 양대 축은 ‘안보’와 ‘무역’이다. 이 둘은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도 있고, ‘악순환’ 구조로 빠져들 수도 있다. 하이디 하이트캠프(민주·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지난 5일 한미경제연구소(KEI) 세미나에서 “나는 우리의 외교정책과 무역 정책을 분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혹 문재인 정부는 하이트캠프 상원의원이 지적한 것과 달리 ‘안보’ 따로, ‘무역’ 따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문재인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어를 위해서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주창한 ‘인도·태평양 안보 구상’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boyoung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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