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내일 LG그룹 전격 방문… 서먹하던 정부·재계 ‘소통 신호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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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부회장 등 첫 직접면담
2003년 盧정부, LG 파주공장
규제완화·혁신성장 재연 기대

김동연·박용만 최근 잇단 회동
깊은 대화 나누며 ‘창구’ 역할
최저임금·근로시간 타협 촉각

‘정부와 재계, 본격적인 화합에 성공할 수 있을까.’

1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김동연(사진 왼쪽)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박용만(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잇달아 회동에 나서면서 정부와 재계 간의 규제 완화,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대타협에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대기업 관계자들과의 첫 번째 직접 면담을 위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 등 그룹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 부총리의 개별 대기업 방문은 문재인 정부 들어 다소 서먹해진 정부와 재계의 본격적인 화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문화일보 12월 1일자 1·29·30면 참조)

정부는 12월 말쯤 발표할 예정인 ‘2018년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을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의 양대 축(軸)으로 설정해놓은 상태다. 특히 재계에서는 정부가 조만간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03년 재벌 특혜 시비 등 많은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경기 파주의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 공장 관련 규제를 패키지(일괄)로 완화해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의 모범 사례로 만든 것 같은 ‘상징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와 재계를 잇는 ‘창구(窓口)’는 김 부총리와 박 회장이다. 두 사람은 11월 16일에 이어 지난 8일에도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한 ‘깊숙한 대화’를 나눴다. 김 부총리와 박 회장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관련 이슈가 꼽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부 지원액(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서는 지난 4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내년(2018년)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올해와 같은) 2조9707억 원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또 “2019년 이후 일자리 안정 자금에 대한 재정 지원은 2018년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정부 지원액 상한선은 2조9707억 원으로 묶인 것이다. 정부와 재계, 노동계가 기존의 입장에서 양보해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뜻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재계가 일자리 창출과 혁신 성장을 위해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은 12월 말쯤 나올 예정인 ‘2018년도 경제정책방향’이 될 것”이라며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등 노사 관계의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등의 논의를 거쳐 청와대와 정부 부처, 재계, 노동계가 함께 합의안을 발표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