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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1일(月)
不法시위를 公益인양 받드는 궤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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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6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서 불법시위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이 규정이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의 권고 결정을 재구성해 보면, 비록 불법시위를 주최·주도해도 국가의 보조금은 지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보조금은 공익사업을 하는 단체에 지급하는 것으로서, 국민의 세금에서 나가는 돈이다. 그렇다면 인권위의 시각은 불법시위도 공익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과 집회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기재부의 지침은 집회나 시위를 주최·주도한 단체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불법’ 시위를 한 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권위는 “불법시위를 규정하는 것부터 어렵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라는 현행법이 엄존하고, 해당 법률에 무엇이 ‘불법’인지 명확히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불법시위를 규정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면,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도대체 무엇을 규율하고 있는 법인지 묻고 싶다.

지난 9월에는 경찰청장이 경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집회·시위 자유 보장을 위한 권고안’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권고안의 핵심 내용은 ‘집회·시위의 사소한 흠결에 대해 경찰력 행사를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흠결’은 ‘불법’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니, 결국 사소한 불법은 용인하겠다는 뜻이다. ‘사소한’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용인하겠다는 것은 불법시위를 봐주겠다는 것이다.

현행 법률에서 ‘불법시위’ 여부는 시위자들의 주장이나 내용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불편을 끼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시위를 ‘불법시위’라고 한다. 또한, 시위가 폭력적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커 경찰이 불허했음에도 시위를 강행하는 것이 ‘불법’이다.

이처럼 명확한 기준이 있는데도 인권위가 불법시위와 합법적 시위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하니, 이는 현행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난달 28일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서울 마포대교를 불법 점거하는 바람에 퇴근 시간 이 일대 도심 교통이 1시간 넘게 마비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6월에도 광화문에서 편도 5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점령해 교통을 마비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단 한 명도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23일에는 법무부가 전국 일선 검찰청에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집회, 서울 용산 화재 참사 관련 시위, 사드(THAAD) 배치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등 5가지 집회 참가자 전원에 대해 특별사면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들 집회에서 시위자들이 사법처리된 것은 이들의 주장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이들이 시위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등 위법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특정 집회 참가자들을 콕 집어 사면한다는 것은 ‘주장’만 옳으면 그 과정에서 행한 불법은 모두 용서된다는 것을 정부가 공식화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권위는 헌법을 수호하고 법률을 준수하는 게 인권 보호의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국민 정서를 살펴 권고 결정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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