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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2일(火)
중년男 괴롭히는 전립선癌…14년 새 7.5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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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구형 질병으로 알려진 전립선암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중년 남성이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고 있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 생활양식 서구화로 한국 등 亞 발병률 기하급수 증가

초기 뚜렷한 자각 증세 없다가
대부분 뼈·림프절 전이후 발견
요통·부종 등 신체 고통 동반

화학요법 고령환자에 부담 커
새 치료제는 일부만 보험 적용
치료·약제비 등 지원 이뤄져야


50대 초반인 한모 씨는 최근 소변을 보는 횟수가 부쩍 증가해 얼마 전 병원을 찾았다. 막상 화장실에 가면 소변 줄기가 가늘고 통증이 느껴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혈뇨에 깜짝 놀라 부랴부랴 병원에 달려갔다. 2009년 건강검진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높게 나와 전립선 비대증약을 복용해 오던 터라, 이번에도 비대증이나 염증 정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검사 결과는 전립선암이었다. 이미 뼈와 림프절까지 전이가 진행된 4기로, PSA 수치도 지난번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1차 호르몬 치료를 받았으나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면서 항암 화학요법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현재 2차 호르몬 치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데, 치료비 부담에 우울증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12일 ‘아시아태평양 전립선암환자연합’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아시아 지역의 전립선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발생 비율이 높은 ‘선진국병’ 중 하나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태 전립선암 환자연합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지난 수십 년간 발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으며, 국가 정책 개발을 통한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지원이 매우 시급한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4년 국내 남성 9785명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는데, 이는 2000년 대비 7.5배 증가한 수치다. 아·태전립선암환자연합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5개국이 활동하고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분석한 2015년 기준 전립선암 연령 표준화 발생률 역시 10만 명당 68.5명으로, 2006년(52명) 대비 약 32%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보통 50세 이상에서 급격히 늘어나 최근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국내 상황과 맞물려 질병 부담과 검진, 치료비 지원 등의 제도적인 지원 마련 대책이 요구되는 병이다.

◇전립선암, 초기 자각 증세 없는 ‘독한 암’=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위치한 남성의 생식기관 중 하나로,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내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전립선의 일부 세포가 정상적인 증식 조절 기능을 잃어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 바로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 질환 대비 증식 속도가 느려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통의 남성들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전립선암 검사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뼈나 림프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한 암’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전이로 발생하는 주된 증상은 혈뇨, 발기부전, 신부전 등이 있다.

특히 말기 전립선암 단계로 진행될 경우 골 전이로 인한 뼈의 통증, 척추 전이로 인한 요통과 좌골신경통, 림프절 전이에 따른 부종과 운동신경 장애 등의 증상으로 큰 신체적 고통을 동반한다.

◇수술과 호르몬 치료 등으로 완치 가능= 다행히 진단과 치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립선암 생존율은 우수한 편이다. 특히 최근 전립선암은 전립선 및 주위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국내에서 전립선암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전립선암 세포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안드로젠 차단 요법·ADT)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다만 장기간의 호르몬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의 경우 암세포가 뼈나 림프절, 폐 등으로 전이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상태가 된다. 이런 전이성 전립선암은 항암 화학요법으로 치료하지만, 대부분 60∼70대 고령 환자가 많은 질환 특성상 심리적인 부담이나 신체적 부작용을 견디기 힘든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화학요법의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호르몬 치료제들이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화학요법 실패 이후 일부 한정된 치료제에만 보험 급여가 적용돼 활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립선암 환자 ‘전이’가 가장 두려워=전립선암 환우건강증진협회가 지난 11월 국내 전립선암 환자 2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전이와 치료 실패로 인한 두려움(74.5%)’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8.2%는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도 경험했다. 환자들은 이런 치료 과정의 어려움을 주변에 쉽게 토로하지 못했다. 환자 55.2%는 ‘본인이 환자라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중복응답)로는 △‘한 집안의 가장, 남자로서 병약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52.4%)’ △‘경력단절 등 사회적 참여에 제한을 받을까 봐(42.9%)’ 등이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이달숙 전립선암환우건강증진협회장은 “국내 전립선암 환자들은 은퇴를 고려할 나이지만, 가장으로서 치료비가 집안에 부담이 될까 크게 고민해 경제적인 활동을 힘들게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및 약제비 지원 등 실제적인 환자들의 질병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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