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4년연속 ‘北 인권유린’ 강력 규탄

中·러 반대에도 공식안건 채택
헤일리 “김정은 정권유지 수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1일 북한 인권 문제를 공식 의제로 상정,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강력 규탄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한 것은 올해로 4년째로 그만큼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뿐 아니라 북한 인권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미국·영국·일본 등의 요구에 따라 절차투표를 실시해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뒤 곧바로 회의를 개최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 정권의 핵무기를 추구하는 위협적 행보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압제·착취에서 시작된다”면서 “북한 정권의 조직적인 인권침해는 북한 주민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넘어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일본의 벳쇼 고로(別所浩郞) 유엔 주재 대사도 “북한 인권 상황은 매우 절박하며, 이는 모두 북한 정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조태열 유엔 주재 한국 대사도 “유감스럽게도 지난 1년간 북한 인권 상황에는 아무런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침해의 근본원인은 (북한 정권이) 민생은 돌보지 않은 채 핵무기 개발 등을 통한 체제 안정에만 몰두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은 이날 유엔본부 회의장에서 별도의 북한 인권 행사를 개최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날 회의 개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볼리비아는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0개국이 찬성하면서 공식 의제로 채택됐다. 절차투표에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없으며 9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채택된다. 유엔 총회도 이달 본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를 채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나 적대세력이 안보리에서 인권 논의를 통해 공화국을 공갈할 생각이라면 결코 실현될 수 없는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