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륙교 명칭 놓고… ‘편파 심의’ 논란 道지명위, 갈등만 키워

남해郡 “제2 남해대교” 주장
하동郡 “노량·충무공대교로”

‘남해의견 배제’ 권고안 냈다
강력 반발에 道지명위 ‘후퇴’
경남지사대행 주재 2차 심의

경남 남해와 하동군이 내년 6월 개통 예정인 연륙교 명칭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지명위원회가 양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는 오는 19일 남해~하동 연륙교 명칭 결정을 위해 경남도지명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도지명위원회에서는 남해군이 제시한 ‘제2 남해대교’와 하동군이 건의한 ‘노량대교’를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심의는 지명위원회가 갈등을 증폭시킨 1차 심의 내용을 번복하고 재심의하는 것이어서 양 지자체가 모두 결과에 승복할지 주목된다.

남해와 하동군이 첨예하게 대립한 데는 도지명위원회가 한쪽 입장만 반영된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30일 도지명위원회 심의(1차)를 앞두고 남해군은 ‘제2 남해대교’로 결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하동군은 ‘노량대교’나 ‘충무공대교’로 정해달라고 건의하며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위원회는 남해 쪽 의견을 배제하고 1안 ‘노량대교’, 2안 ‘남해하동대교’로 의결해 국가지명위원회에 올릴 권고안으로 제시했다. 위원회 결과가 알려지자 남해 쪽에서 현 ‘남해대교’를 대체하기 위해 건설 중인 연륙교에 ‘노량대교’ 명칭을 붙여서는 안 되고 연륙교 이름은 섬 이름을 따른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어 ‘제2 남해대교’ 명칭 관철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700여 명이 도청으로 몰려와 대규모 집회를 하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결국 경남도는 심의 결과 확정을 보류하고 진화에 나서 1차 심의 때 위원장 자리를 비웠던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이 직접 2차 심의를 주재했다. 회의에서는 1차 결과를 번복하고 남해군 입장을 반영해 대교에 ‘제2’를 붙일 수 있는지와 한강에 있는 ‘노량대교’를 명칭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국가지명위원회에 질의 후 재심의키로 했다. 도청 한 공무원은 “도지명위원회가 양 지자체 의견을 모두 반영해 국가지명위에 건의했으면 될 일을 한쪽 편만 드는 모양새가 돼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