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지 지연금 760억 방위력개선비로 메울 듯

국방부, 건설사 3곳 지급 계획
포기 34억도 국방비 충당 전망

불법 시위에 따른 제주 강정 민·군 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 지연으로 정부가 건설사에 지급해야 할 공사지연금이 총 7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 비용을 방위력개선비 등 국방비로 충당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3개 업체는 지난해 2월 해군을 상대로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을 청구했다. 삼성물산은 1차로 360억 원, 2차로 130억8000만 원을 청구했다. 해군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로 1차 청구 금액을 275억 원으로 조정해 삼성물산에 지급했다. 이후 해군은 시위 참가 단체와 개인 등에 34억5000만 원의 구상금을 요구했다. 대림산업은 231억2000만 원을, 포스코건설은 121억3000만 원을 해군에 청구했다.

국방부가 방위력개선비에서 이미 지불한 275억 원과 추가 요구액 483억3000만 원을 합치면 758억3000만 원에 이른다. 국방부는 이 비용을 방위력개선비에서 충당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구상권 청구소송을 철회하면서 불법 시위에 따른 공사 지연의 피해를 고스란히 군이 떠안게 된 셈이다.

군 관계자는 34억5000만 원에 대해 “별도의 대책이 마련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결국 이 금액도 국방비 등에서 충당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방위력개선비 예산에 포함된 사업이기 때문에 공사지연금 등 추가 발생 비용도 국방예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기 획득과 군사력 건설 등에 사용해야 할 방위력개선비가 시민단체의 불법행위에 따른 피해를 메우는 데 사용되면서 ‘혈세 낭비→전력 공백→국방력 약화’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