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미래 향해 뛴다>습관적 저축대신 적극적 구매… 日,이젠 소비가 ‘미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남성 두 명이 일본 도쿄의 대형 옷 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 8월 2.8%를 기록해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최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경기회복효과 소비심리 반영
1만 ~ 5만엔대 의류상품‘인기’
중산층 수요 꿈틀…내수 회복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인들은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구매보다는 저축을 위주로 하는 소비 생활을 이어 왔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최근 적극적인 소비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는 강한 일본 경제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0일 일본 도쿄(東京) 인근의 여러 백화점 매장에서는 쇼핑백을 손에 든 일본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2인 이상 가구 평균 저축액은 1820만 엔(약 1억7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 및 4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장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소비를 꺼리는 ‘절약 지향’ 흐름이 저축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돼 일본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현지 소비 시장의 모습은 이런 통계 및 분석, 우려와 달리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1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백화점 업계 1위인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의 백화점에서는 요즘 중가격 대에 해당하는 1벌당 3만∼5만 엔(약 29만∼48만 원) 하는 코트나 1만 엔(약 9만6000원)대의 니트가 많이 팔리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중간층(중산층)의 수요가 점차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말연시를 풍족하게 보내려는 일본인들의 심리도 실제 소비에 반영되고 있다. 일본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데이코쿠(帝國)호텔 오사카(大阪)점에서는 연말연시 전용 숙박상품이 출시됐지만, 1인당 2박 3일에 20만 엔(약 192만 원) 전후인 상품을 중심으로 이미 예약 건수가 지난 10월 말에 전년도 실적을 넘어섰다.

일본의 이 같은 내수 소비 활성화는 당연히 일본의 경기 회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일본의 취업자 수는 6544만 명으로,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지난 2012년 12월보다 281만 명 증가했다.

도쿄 =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