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미래 향해 뛴다>가계소득 증대 vs 기업부담 증가… 韓, 여전히 ‘상충’ 우려

고용 유연성·법인세 인하 등
다른나라 기업정책과 정반대

양적완화·구조개혁 등 내세운
日 아베노믹스기업경쟁력 제고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경제정책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극단적일 정도로 적극적인 데 반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 경제’ 등을 앞세운 정책 기조가 경제 효과에서 서로 상충하는 부작용이 빚어지면서 고용을 늘리고 새로운 산업 분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은 정부의 재정 투입을 확대해 공공영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의 소득을 늘려 경제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고용 증대를 위해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막대한 재정 투입에 따른 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국가산업을 위한 혁신성장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서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명됐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었을 뿐 뚜렷한 활동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 주재 혁신성장 전략회의도 있었으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일본 아베노믹스가 재정지출 확대, 양적 완화, 구조개혁 등 이른바 ‘3개의 화살’로 요약되는데, 이 가운데 핵심은 구조개혁에 있다. 파격에 가까운 지원을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법인세 인하와 각종 규제 혁파,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의 모델이 된 산업경쟁력강화법을 통한 산업재편 등은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 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고용 유연성 확대와 법인세 인하 등을 도입하는 다른 나라의 기업정책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낡은 규제로 기업들 발목을 잡지 않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했지만 어떤 것도 실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