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당 院內투쟁, 포퓰리즘 저지 넘어 보수代案 내야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지도부 선출은 향후 여야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 등으로 이어진 지난 1년 동안 정치는 사실상 실종 상태였기 때문이다. 보수 야당은 지리멸렬하면서 전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고, 탄핵 여파로 집권한 문 정권은 견제 없는 일방 독주를 이어왔다. 한국당이 12일 경선을 통해 홍준표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원내대표-함진규 정책위의장’조(組)를 선출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원내(院內)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당내 분란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친박계의 퇴조도 전열 재정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첫째도, 둘째도 문 정권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포퓰리즘을 막아내는 전사로 서겠다”고 했다. 지난 7개월 동안 문 정부는 오락가락 대외정책과 함께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경제·노동정책, 선심성 복지정책 등 포퓰리즘으로 일관했지만, 소속 의원이 116명이나 되는 한국당은 전혀 이를 견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올바른 인식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묵묵히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성장을 이끌어온 보수 정치의 정체성은 ‘묻지마 반대’가 아니라 ‘책임 있는 국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보여야 국민 신뢰도 돌아온다.

말은 쉬워도 이런 일을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난제가 산적해 있다. 최경환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가 국회에 도착해 있고, 검찰에 소환된 이우현·원유철 의원도 체포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크다. 11일 시작된 임시국회 기간 중에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도 다뤄야 한다. 개헌 및 선거구제 논의도 있다. 새 지도부는 제1 야당으로서 정부 견제의 최전선에 나서는 한편, 보수 가치 구현에도 앞장서야 한다. 포퓰리즘 정책을 설득력 있게 저지하면서 더 나은 대안(代案) 제시를 위해 밤낮 없이 노력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