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제안’ 제동건 백악관 “지금은 北과 대화할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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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어 또 부정입장 표명
“도발자제·비핵화 행동 우선”

미국 백악관이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면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무조건적 대북 대화’ 제안을 거듭 부인했다.

마이클 앤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배포한 논평에서 “우리는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개선할 때까지 북한과의 협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합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앤턴 대변인은 “우리는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어떠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앤턴 대변인은 북·미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단순히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추가 시험을 안 하는 것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는 북·미 대화는 북한이 먼저 비핵화 태도를 바꿔야 가능하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전날 한국국제교류재단(KF)·애틀랜틱카운슬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첫 만남을 가질 용의가 있으며, 이후 우리는 로드맵을 서로 펼쳐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과 적절한 시기에 대화하는 데 열려 있지만, 북한이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금은 적절한 시간이 아니다”면서 “틸러슨 장관과 우리의 대북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15일 북한 핵·미사일을 주제로 하는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며, 틸러슨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이날 밝혔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