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선 日해상 표류 올 83건 ‘역대 최대’

EEZ 침범해 불법조업 추정
日정부, 수역 경계 강화키로

동해에 인접한 일본 해상에서 북한 소속으로 추정되는 표류·난파 어선이 발견되는 일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 같은 북한 어선 발견 건수가 일본 정부 통계 관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어선들이 북한의 해역을 벗어나 먼바다인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까지 나와 불법조업을 하다 표류에 이른 것으로 보고 수역 경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 13일 정오 기준으로 올해 확인된 북한 소속 추정 목조선 표류가 83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 목조선의 일본 해상 표류가 급속히 늘어나 관련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지난 2013년 이래 최고치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확인한 북한 소속 추정 목조선의 표류는 지난 2013년 80건이었지만, △2014년 65건 △2015년 45건 △2016년 66건으로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시 대폭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바다가 거칠어지는 겨울철에 접어든 지난 11월 이후에만 52건이 확인됐다.

지난 11월의 경우 28건이 확인돼 월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아직 절반 이상 남은 12월 확인 건수가 이미 24건에 달해 월별 최고치 기록도 조만간 경신될 전망이다.

해상보안청은 이 같은 일본 해상의 표류 목조선 증가에 대해 “겨울철 일본해(동해)는 북서풍이 불고 파도도 거칠다”며 “선박이 조난 당하면 일본으로 흘러오기 쉽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어선들이 자국 EEZ에 있는 대화퇴 어장 가까이까지 나와 오징어나 꽃게잡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나 어민을 위장한 공작원 유입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해상보안청의 순시선과 수산청의 어업단속선을 대화퇴 어장을 비롯한 동해 주요 어장에 중점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해상보안청은 동해 상공에서 불법 조업을 감시해 왔으나 지난 7월부터 순시선도 투입했다. 또 일본 정부는 표류 난민을 위장해 북한 공작원이 일본에 상륙, 원자력발전소나 미군기지 시설을 테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