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기싸움’ 본격화… 국회 운영위원장이 첫 戰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구호’ 바꾸고 김성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처음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새롭게 만든 백보드 문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강경투쟁’ 예고 속

與 “한국당은 改憲당론 밝혀라”
野 “文정권과 들개처럼 싸울것”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자유한국당을 향해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같이 실시하는 방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성태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친서민·친노동으로의 정책 기조 변화를 예고하면서 강력한 대여 견제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원식·김성태 체제에서 두 당의 기 싸움이 고조됨에 따라 12월 임시국회가 ‘빈손 국회’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당 몫이었던 국회 운영위원장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첫 격돌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원식, 개헌으로 압박 = 우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개헌 의제에 대한 정치권 논의의 합일점을 찾아갈 시기가 목전에 다가왔는데 발목 잡는 것이 한국당”이라며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 실시 반대’가 한국당의 당론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조차 (19대) 대선 당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를 약속했다”며 “선거 유불리에 따라 (약속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한국당을 압박함으로써 김 원내대표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한국당 원내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국회 운영위원장 자리도 되찾겠다는 태세다. 민주당 관계자는 “운영위원장의 경우 한국당이 과거 여당일 때 여당 몫이라고 가져간 만큼 우리도 같은 논리로 주장할 수 있다”며 “운영위원장은 새로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파견에 대해 운영위에서 따지겠다고 밝히면서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기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태, 연일 대여 강공 = 김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정부와 여당이) 제1야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국민의당과의 뒷거래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가고자 한다면 이제 한국당은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날(13일) 취임 인사차 우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 이어 연일 대여 강성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정책 기조 변경과 조직 개편 등 대여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그는 이날 회의에 앞서 새롭게 만든 회의장 백보드를 공개했다. 백보드에는 ‘서민·노동자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그동안 금수저·기득권·가진 자의 당으로 잘못 인식됐는데, 그 굴레를 벗어던지고 서민·노동자·농민이 함께 어우러져서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하겠다”며 “경제성장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그들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는 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TBS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안’ 처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대법원장의 과도한 인사권 남용을 막고 사법부 전반에 대한 개혁을 다룰 사법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도 말했다.

박효목·이은지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