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 취약층 부담 줄이지만 全국민 수혜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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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패널 7000가구 조사

高價 비급여,본인부담 많아
수혜 대상 · 지원 범위 제한
민간보험도 반사이익 못 봐

노인만성질환 7년새 倍 늘어
癌생존 男 위 - 女 갑상선 높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 케어)이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은 덜어주지만, 전체 국민이 받는 수혜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민간의료보험 수요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 역시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우리나라 의료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노인이 갖고 있는 평균 만성질환 수는 2008년 2.33개에서 2015년 4.49개로 거의 두 배가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9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를 열고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의료패널’은 2008년부터 매년 7000여 가구 이상을 추적 조사하는 자료로, 국민의 실제 의료이용과 가계의료비 지출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문재인 케어’의 한계 = 김상우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이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민간의료보험 영향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는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은 줄여주지만, 전체적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데다 가격이 높은 비급여는 본인 부담이 50∼90%인 ‘예비급여’로 적용되는 탓에 적용대상과 지원 범위가 한정된다는 게 이유다. 김 분석관은 소득 하위 50%의 본인 부담 상한액은 인하되지만 ‘예비급여’는 상한제 적용에서 제외돼 추가 수혜자가 전체 인구의 0.83%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1인당 경감액(평균 85만 원)도 평균 의료비 부담액(477만 원)에 비해 미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문재인 케어로 민간보험사의 보험금지출은 향후 5년간(2017∼2022년) 총 3조8044억 원(연간 76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가입자가 단기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분석관은 정부가 민간 의료보험 보험료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인 의료 문제 심각 =‘우리나라 노인의 장기 소득수준 궤적 유형에 따른 복합 만성질환의 변화(김보린 뉴햄프셔대 등)’에 따르면 노인 건강과 경제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8년 63.1%이던 65세 이상 노인 빈곤층은 2015년 78.0%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노인의 평균 만성질환 수는 7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입원 의료이용 만족도 실태와 개선방안’(오영호 보건사회연구원) 연구는 입원 기간 과잉진료를 받았다고 느낀 정도가 클수록, 입원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클수록 입원 의료에 대한 불만족도는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암 생존자 삶의 질 저하 =‘노인 암 생존자의 활동제한 관련 연구(이글라라 가톨릭대)’에 따르면, 남성 암 생존자 중에서는 위암 생존자가 20.2%로 가장 많았고 전립선암(16.4%), 결장직장암(14.1%), 간담췌암, 폐암, 갑상선암 등의 순이었다. 여성 암 생존자의 경우 갑상선암(24.0%), 결장직장암(20.5%), 위암(17.6%), 자궁암, 유방암, 폐암 등의 순이다. ‘암 생존자의 삶의 질과 경제활동(김민희 가톨릭대)’은 암 생존자를 집중 분석, 여성에 나이가 많을수록, 교육수준·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혼인상태가 아닐 때 삶의 질이 떨어졌다.

◇여성 출산은 제도적 문제 =‘가임여성의 흡연행태가 임신·출산 관련 질환에 미치는 영향 분석(박현정 평택대)’ 연구에서는 흡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임신 중 출혈’이 가장 많았으며, ‘저체중아’‘임신성 고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인여성의 출산에 미치는 요인(김윤정 부산가톨릭대)’ 연구는 여성의 출산 가능성은 개인의 특성보다 육아 등에서 필요한 경제적 요인이 해결되었을 때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