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호텔 안전불감증 여전… 15곳 중 4곳서 ‘소방 위반사항’ 적발

소방재난본부 불시 점검 결과
경보기 작동 않는 등 사례 나와

서울 시내 일부 호텔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4∼6일 서울 중구와 강남구 일대 호텔 15곳을 불시 점검한 결과, 4곳에서 총 1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호텔이 밀집한 중구와 강남구 일대에서 15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불시 점검했다.

특별조사반은 △비상경보설비나 방송설비 등 화재경보설비 유지관리 상태 △피난통로 장애물 설치 여부 △청소도구함 등으로 인한 피난 장애 여부 △객실 내 피난기구·방염 물품 유지관리 적정 여부 등을 집중 점검했다.

그 결과 강남구 A호텔은 2층 음식점 피난계단 부속실에 식자재 적재함, 조리도구 등을 잔뜩 쌓아둬 피난통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피난기구인 완강기도 사용할 수 없었다. 강남구 B호텔은 6층 비상구와 복도 통로에 철재 집기류와 청소도구 등을 쌓아둬 화재 발생 시 대피할 수 없는 상태로 돼 있었다. 중구 C호텔은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정지돼 있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연말연시 파티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촛불을 켜놓는 경우가 있고, 음주 후 흡연으로 담배꽁초 처리 부주의 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숙박시설에선 촛불 사용, 음주 후 취침 시 담뱃불 처리 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2014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년간 숙박시설에서 156건의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친 바 있다.

시는 내년 2월까지 객실 수 150개 이상인 대형호텔 104곳, 백화점·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164곳, 대형화재 취약대상 1228곳, 노인요양시설 345곳, 화재경계지구 21곳 등 총 1862곳을 대상으로 소방특별조사를 벌인다.

정문호 소방재난본부장은 “연말연시를 맞아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시설을 집중적으로 소방안전점검해 화재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등 다중이용시설 안전관리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