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本色 여실히 보여주는 ‘국빈 文대통령’ 의전 홀대

이동 및 통신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면서 ‘정상 외교’는 일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상 외교의 하이라이트는 국빈(國賓)방문이다. 서로 최상급 의전(儀典)으로 상대국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 그런데 13일부터 중국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국 측의 홀대는 한국에 대한 모욕에 가까울 정도다.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한 사람은 중국 외교부 차관보였다. 격(格)도 너무 낮지만, 가장 불편한 현안인 ‘사드담당’이었다. 같은 시각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국가 서열 1·2·3위가 난징학살 80년 추모식 참석을 이유로 베이징을 비웠다. 3박4일 동안 문 대통령과 중국 정부 고위 인사와의 식사는 시 주석과 만찬,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오찬뿐이다. ‘외교 혼밥’ 개탄이 나올 정도다.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한국 측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려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지만, 중국 측 참석자는 대부분 2∼3인자들이었다고 한다.

중국의 이런 무례는 일단 ‘국빈’ 허울만 씌워놓고 실제로는 조공국(朝貢國)처럼 하대하며 길들이겠다는 의도 때문일 것이다. 가까이는 사드 배치 철회를 강요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 외교 당국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부당한 경제 보복을 당하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기하는 등 저자세로 일관해왔다. 연내 방중과 시 주석의 평창올림픽 참석에 집착하다보니 꼬였다. 문 정부는 이제라도 이런 본색(本色)을 제대로 알고 대중 외교 전략을 재정립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