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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5일(金)
“‘나랏돈은 눈먼 돈’ 못나오게 부정수급 환수하는 法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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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 접견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과 부정환수법을 제정해 반부패 기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각종 지원금·복지 보조금 등
부정수급해도 제재방법 없어
‘부정 환수법’으로 낭비 차단

청탁금지법 추가 완화 없어
오히려 강화하는 방향 갈 것

청탁금지법의 反부패는 미완
이해충돌방지법 갖춰야 완성
가족채용·수의계약 등 못하게
추상적 행동강령 구체화할 것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상 가액 기준이 바뀌었다고 해도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해서 단돈 1000원도 받으면 안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박은정(65) 국민권익위원장은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본질 내용은 더 강화해야 하고,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익위는 지난 11일 박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식사비 가액 범위는 기존대로 3만 원을 유지하되 △농수산물 및 가공품에 한해 선물비 10만 원까지 허용(나머지는 5만 원)하고 △경조사비 상한액은 1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내리는 대신 화환·조화를 보낼 때는 10만 원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박 위원장은 청탁금지법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추가적인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추가 개정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반부패 신인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면서 현재 40위권인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를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20위권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6일과 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 접견실에서 이뤄졌다. 또 13일에는 이메일을 통해 추가로 이야기를 들었다.


―11일 권익위원회 전원위에서 청탁금지법 시행령을 개정했습니다. 개정 이유는 무엇입니까. 개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데요.

“청탁금지법 시행이 1년밖에 안 지났지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행정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공직자와 국민 10명 중 9명이 부조리 관행, 부패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농가나 화훼 쪽에서 피해 부분이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청탁금지법상 선물 가액에서 ‘농수산물에 대해 어느 정도 배려가 필요하지 않냐’는 문제가 정치권에서 제기돼 왔고, 일정 정도는 경제적 영향평가에서도 나타났으며, 국민 사이에서도 ‘배려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어서 최소한의 조정을 한 겁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법 핵심 사안은 공직자에게 얼마를 줄 것인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청탁금지법의 취지는 업무 공정성을 저해한다면 단돈 1000원도 받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가액 조정이 어찌 됐든 간에 공직자는 업무와 관련해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가액 범위 안으로도 받아서 안 된다는 건 변함이 없는 사실입니다.”

―한번 개정됐으니 앞으로는 쉽게 개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 우려는 알고 있습니다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민 여론조사와 경제적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 여기에 정무적인 판단을 토대로 최소한의 시행령상 가액을 조정한 것입니다. 이번 가액 범위 조정과 관련해서도 전원위는 법의 안정적 정착 시까지 추가적으로 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본질 내용은 더 강화돼야 하고 앞으로 강화 방향으로 대체해 나가려고 생각 중입니다. 청탁금지법에는 민간인이 공직자에게 청탁하는 것을 금하지만 공직자가 민간에게 하는 청탁은 막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 우선 대통령령인 공무원 행동강령에 민간에 대한 부정청탁 금지와 이해충돌방지 규정을 신설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하고 추후 공직자 등의 민간에 대한 부정청탁 금지 규정을 법률에 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겠습니다. 지금 청탁금지법은 반부패 청렴을 위한 필요조건을 갖췄지만, 신뢰 회복을 위한 충분조건으로는 부족합니다. 이해충돌방지법이 바로 충분조건을 충족시키는 거라고 봅니다. 가족을 채용한다든지, 수의계약을 한다든지, 직무 관련자와 부동산이나 금전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죠. 그 점에서 본다면 사전 방지적인 법입니다. 부정부패를 사전에 방지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게 빠졌다는 점에서 반부패 규제는 미완인 상태입니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까지 들어와야 반부패 규제책으로 완성되는 겁니다.”

―지금은 관련 규정이 없나요.

“공직자 행동강령에 추상적인 정도로 들어가 있습니다. 보다 구체화하려고 합니다.”

―공직자 부정부패를 막겠다면 부정환수법도 필요하지 않나요.

“법학자로서 어느 나라든지 반부패 청렴 관련 규제가 있어야 한다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과 부정환수법은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재정 지출 증가와 맞물려 지원금이나 연구개발비, 복지보조금 등에서 부정수급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정수급으로 밝혀져도 환수 방법이 없거나 추가 제재를 못 하면서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법 제정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현행 800개 넘는 법이 공공 재정 지원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부정청구 등에 따른 징벌 환수 규정을 둔 법률은 16개밖에 없습니다. 이해충돌방지법이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회복 규정이라고 한다면, 부정환수법은 그야말로 예산 낭비, 재정 누수 차단 법입니다.”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지난번 회의에서 통과됐으면 그 이후 벌어진 사회적 논란도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청탁금지법 개정에 부정적 의사를 밝혔던 위원장께서 그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논란을 키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법학자로서 법이 만들어졌고 그 법이 일단 시행됐다면 영향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설 등을 이유로 흔들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서 보듯이 가액만 바꿨을 뿐 핵심적인 내용은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탈법, 편법 행위가 있으면 조사해서 법무부 등 당국과 함께 단호하게 대처하는 방식으로 집행력을 높이겠습니다. 제가 지난달 전원위에 불참한 것을 놓고 추측성 기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참석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전원위 의결이 전원합의로 이뤄져 왔고,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도 정부 부처 간 조율이 끝난 상황이어서 전원위에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한 측면은 있습니다.”

―전원위에서 개정안을 합의 처리한 것을 놓고 논란이 있습니다. 지난번 전원위 표결에서 부결된 것을 고려해서 표결을 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요.

“전원위는 그동안 합의제 기구의 정신에 맞게 합의를 통해서 결론을 도출해 왔고, 전원일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보류하고 다음 회의에 재상정하는 식으로 심의 처리해 왔습니다. 이번 전원위 회의의 경우 과반수 위원이 개정에 찬성했고, 위원들도 표결이 필요하지 않다고 동의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이야기가 다시 나온 김에 묻겠습니다. 위원장이 되신 뒤에 추석 선물은 어떤 것을 받았나요.

“저는 사과 한 상자, 마른 멸치, 오곡 잡곡 세트 등 주로 농수산물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은사님께 옥돔 한 상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선물에서 뇌물성이라고 하는 혐의를 거둔다면 우리 문화는 참 정이 많은 문화입니다. 다른 사람 도움을 받으며 살고, 거기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또 평소에는 비싼 한우를 못 먹어도 명절이 되면 조상 차례를 지내는데 한우를 올려야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가액 조정으로 농민의 정성이 밴 선물을 고마워하면서 나누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받은 선물이 당시 가액을 넘지는 않았겠죠.

“제가 짐작하건대 넘지 않았습니다. 주시는 분도 제가 권익위원장임을 감안하지 않았을까요.”

―청탁금지법 이후 교수의 외부 강연료 상한액이 정해졌는데, 외국에 비해 지식에 대한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교수 출신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아닌 게 아니라 외부 강의 등에 대한 사례금 상한액을 정한 것을 두고 지식사회에 대한 과도한 규제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강연료 상한액을 둔 취지는 강연에 대한 사례금이 뇌물로 악용될 수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지금 지적하신 것과 같은 문제 제기가 있어 권익위 차원에서 이 부분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기 위한 조치를 지난번에 취했습니다. 상한액을 없애지는 않았지만 국공립대 교수와 사립대 교수 간 상한액에 차이를 둔 것 등과 관련해 대폭 손질했습니다. 다만 공직자 등에 대한 사례금은, 제가 알기로 어느 나라든 법으로 규제하든지 행동강령으로 규제하든지 차이는 있지만 상한선을 두고 있습니다.”

―일각에서 권익위에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문의하면 지나치게 엄격하고 비현실적인 답변을 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법 시행 초기에 법의 취지와 단호한 실천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엄격한 해석을 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다소 과도한 면이 있어서 해석 기준을 정비하는 방식으로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려고 합니다. 다만 기업 등이 시범 케이스로 걸리지 말야야겠다는 생각으로 권익위에 묻지 않고 축소지향적으로 행동한 측면도 있습니다.”

▲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 앞에서 현재 40위권인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를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2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청탁금지법에서 보듯이 권익위가 부패 방지와 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데 권익위라는 이름으로는 부패 방지와 관련됐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명칭을 바꿔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권익위 명칭은 과거 국가청렴위원회와 고충처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3개 기구의 기능과 가치 등을 포함하려다 선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명칭에 권익의 가치는 드러나지만 반부패나 청렴 기능 가치가 드러나지 않고 반부패 청렴 총괄 기구로서의 기능을 못 나타내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권익위가 하는 일들이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고충처리부터 부패 방지, 행정심판, 국민 소통, 민원상담 등 모든 것이 국민의 실생활과 국정운영 전반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일들입니다. 그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도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권익위가 반부패 청렴 총괄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기능상으로나 조직상으로 고강도 혁신 작업 중에 있습니다. 이름 바꾸는 것까지 포함해서 논의 중입니다만 그 문제는 법 개정 사항입니다.”

―부정부패 척결에서 내부고발자 보호가 중요합니다. 현재 내부고발을 하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데 내부고발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습니까.

“내부고발자를 조직의 배신자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내부고발자는 법적으로 공익신고자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바로 공익의 실현자입니다. 불법에 눈감지 않고 공익신고해주신 분을 위해 우리 사회 인식을 개선해야 합니다. 최근에 공익신고자보호법이 개정돼서 공익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준 경우는 최대 3배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했습니다. 또 자신이 가담한 침해 행위를 신고하면 형사처벌 등을 감면해주는 정책도 추진 중입니다. 아울러 인식 전환을 위해 앞으로 공익신고자의 날을 제정하는 것도 추진 중입니다. 공익신고기금 등을 조성해서 공익신고자의 생활을 실질 지원하는 방향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가 적폐청산을 내세우면서 권익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어떤 관계이시길래 권익위 위원장이 됐나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자신이 오랫동안 인권, 생명윤리, 정의 회복, 법치주의 신장 문제 등과 관련해 글을 쓰고 관심도 가져왔고, 그런 학문적 관심을 사회적 참여를 통해 실천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민단체에서 공익활동을 해왔습니다. 아마 (문 대통령께서) 이런 사람이라면 부패 방지와 국민 권익, 규제 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 판단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004년인가요. 제가 당시 노무현 정부 시절에 문 대통령께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한번 정부에 들어와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한 적은 있습니다. 저는 마침 이화여대에 있다가 서울대로 옮긴 직후였는데, 당시 제가 옮기면서 ‘나는 평소에 내가 받는 월급을 장학금으로 생각하고 이때까지 교단에 섰는데 국민 장학금으로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근무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말을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제가 자리를 옮긴다면 공직자 처신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고사한 적이 있습니다.”

―공직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으니 다른 공직 생활에 대해서도 여쭤보겠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는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습니까.

“제 전공이 법학 중에서 법철학입니다. 법학의 기초, 법의 이념, 정의로운 정당한 법 등을 추구하는 거지요. 법철학자로서 법이란 무엇인지 왜 복종해야 하는지 씨름해 왔습니다. 그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인간 존중으로 귀결됩니다. 현실 인권에 대한 관심과 연결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산업화 경제논리에 인권이 소외되는 걸 법철학자로서 당연히 주목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의문사진상규명위원으로 활동한 것은 지금까지 아주 큰 보람입니다. 우리 인간은 어떤 위대한 인간이든, 필부든 간에 죽음에 의문이 쌓인다면 실존적인 불안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 불안이 해소되지 못하면 사람이 제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의문사는 반드시 규명돼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 건의 의문사 진상이 규명될 때마다 많은 국민이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사회 통합의 신뢰적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셨습니다. 올해 6월에 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문화재위의 설악 오색케이블카 설치 반대 결정에 대해 부당하다고 결정 내리면서 사업이 다시 추진되게 됐습니다. 문화재위원들이 이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데 문화재위원을 지낸 분으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중앙행정심판위가 문화재위의 현상 변경 부결 결정이 부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문화재청장이 11월 14일에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해 준수 사항을 달아 강원 양양군에 현상 변경 허가를 했습니다. 문화재위가 결정했더라도 행정 심판 대상이 됐고 중앙행정심판위는 절차적인 하자 여부, 현장 점검 등을 통해서 판단을 내렸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케이블카 설치를 거부하는 것으로서 문화재 보존을 달성한다는 공익과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문화 향유 공익을 놓고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국민적인 관심도 높아서 제가 알기로 절충점을 찾아서 하자가 없도록 심혈을 기울여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년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하는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가 50점대고 순위로는 40위권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순위가 더욱 떨어질 것 같은데 대책은 있는가요.

“국정농단이 반영되면 내년 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개연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패 인식’에 그렇다, 아니다 답하는 것과 ‘부패 경험’에 했다, 안 했다 답하는 것에 차이가 있습니다. 몇 년 전 통계이기는 하지만 부패를 경험한 적 있다는 답변이 우리나라가 3%일 때 캐나다도 3%였습니다. 그런데 공공·정치부문 부패인식 지수(낮을수록 부패가 심함)는 당시에 캐나다는 81점이었는데 우리는 55점이었습니다. 부패 경험은 3%로 같았는데 말이죠. 이게 뭘 의미하는 걸까요. 학자들은 여러 가지로 분석하지만, 저는 권력형 부패가 터지면서 ‘공직사회가 부패했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반부패 정책은 아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대통령 주재 반부패 정책 협의회가 가동된 만큼 입체적·통합적 반부패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봅니다. 이외에도 CPI를 올리기 위해 공익신고자 보호 강화와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등이 필요하고, 이러한 노력을 국제평가기관에 알리는 게 필요합니다. 솔직히 우리 국력에 비해 대외신인도가 저평가된 점은 분명합니다. 저는 9월 26일에 반부패 정책협의회에 2022년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는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너무 무리한 목표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이런 과감한 목표를 제시한 것은 그만큼 우리 정부가 강력한 반부패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부패 정책협의회에 다른 부처뿐 아니라 감사원과 국세청,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이른바 5대 사정기관장도 모두 참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반부패 정책협의회가 청와대의 하명을 받는 기구가 되면서 수사기관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전 정부에 대한 표적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반부패 정책협의회는 반부패 기관의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대책을 마련해서 반부패 정책을 확산한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 그 현안을 보고받거나 그것에 대한 사정을 논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과거에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 때에도 검찰총장과 국정원장이 배석한 것으로 압니다. 검찰총장은 반부패 수사결과에 나타난 제도 개선과 연계해 해결하려고 참석한 것이고, 국정원장은 국제 반부패 동향 공유 차원에서 배석한 것입니다. 수사기관 독립성 침해 우려와는 무관한 회의 진행이었습니다.”

―권익위가 청탁금지법 시행 1년을 맞았을 때 공공기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처리 현황 및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기관별 통계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로 어떤 기관이 얼마나 투명해졌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청탁금지법 위반 현황 및 사례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공개한 내용이었는데 개별 위반 사건과 관련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국회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이는 공익 신고와 관련된 때문이었습니다. 내부신고자 등을 포함한 공익 신고를 받아서 일을 처리할 경우 신고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권익위의 제1 원리로 삼고 있습니다. 만약 기관별로 자세하게 공개할 경우 통계를 재조합하면 신고자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별 사건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런 직접적인 경우가 아니면 앞으로는 해당 기관 정보는 보다 전향적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권익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 공직자인데 그 일을 생업으로 영위하게 됐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권익위원장 취임식에서 권익위를 진정한 호민관이라고 표현했는데, 국민 고충을 유발하는 부정부패를 찾아내기 위해 아주 낮은 자세로 임한다는 의미에서 호민관이며 다른 부서 공무원보다도 자부심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동 신문고 등을 통해 아픈 소리를 듣고 또 어떻게 도와줄 거 없나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자세를 가지기 때문에 권익위가 갖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행정부 안에 있으면서도 불량한 행정에 대해 최종적으로 서비스하는 기관이 우리 권익위입니다. 제가 평소에 가진 이론과 여기 들어와서 행정기구 업무를 보면서 둘을 매치시키고 있는데 저는 이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최소한의 보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 김석 차장(정치부) suk@munhwa.com
e-mail 김석 기자 / 정치부 / 차장 김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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