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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5일(金)
“美육류·햄버거 식탁 점령… 멕시코, NAFTA 뒤 비만율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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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루이스 산체스(왼쪽 두 번째)와 그의 가족들이 직접 운영하는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의 식당에 모여 배달 음식과 탄산음료를 나눠 먹고 있다. 뉴욕타임스

NYT ‘자유무역과 국민건강’ 집중 조명

1994년 美·加와 협상 체결뒤
美서 저렴한 육류 수입량 급증
곳곳엔 월마트·패스트푸드점
당뇨병 사망 원인 1위에 올라

가난 벗고 경제발전엔 큰 기여
‘빛과 그림자’ 양면적 영향 미쳐


“점점 뚱뚱해지는 멕시코 국민의 비만 원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자유무역협정(FTA)이 선진 공업국에서 후발 공업국으로 비만을 수출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 국가가 바로 미국·캐나다와 NAFTA를 맺은 멕시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NAFTA와 비만의 관계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에 사는 윌리엄 루이스 산체스(28)의 몸무게는 273파운드(약 123.8㎏)이며 그의 형 가브리엘도 300파운드(136㎏)에 달한다. 2년 전 루이스의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어머니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 두 질환 모두 비만과 관련이 높은 성인병이다. 1960년대부터 3대째 식당을 운영하는 루이스의 가족은 현재 미국식 햄버거와 핫도그를 튀겨 코카콜라와 함께 팔고 있다. 할머니와 어머니 세대에서는 없었던 메뉴들이다. 과거에는 인근 농장에서 가져온 농산물로 멕시코 전통음식인 ‘타말레’와 스튜, 토르티야 등을 판매했다.

1994년 미국·캐나다와 NAFTA를 체결한 뒤 멕시코 국민의 식단은 급격하게 변했고 루이스 가족의 식당도 음식 메뉴를 바꿔야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특집 기사에서 NAFTA가 멕시코의 비만율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집중 조명하며 루이스 가족의 사례를 소개했다. 야채·과일·주스 등의 식품 소비가 급격하게 줄고, 미국으로부터 싼값에 수입된 육류가 식탁을 채웠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는 멕시코에서 가장 큰 식료품 체인점 자리를 차지했고, 편의점 체인과 패스트푸드점들은 멕시코 상권을 차근차근 장악해 나갔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수출품의 절반 이상이 과일·야채 등 농산품이었다. 반면 미국에서 멕시코로 건너간 수출품 중 농산품 비율은 7%로 대부분 육류, 콩, 옥수수 등이다.

멕시코의 비만율은 NAFTA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미 워싱턴대 건강영향 측정평가연구소(IHME)에 따르면 1980년 7%에 불과했던 멕시코 국민의 비만율은 2016년 20.3%로 급증했다. 당뇨병은 멕시코의 사망원인 1위다. 멕시코에서 매년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8만 명에 달한다. 실제로 최근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FTA가 중국, 인도 등 후발 국가들의 비만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FTA가 부정적인 측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NAFTA가 없었다면 멕시코의 모습은 인근의 중남미 나라와 다를 바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몸은 날씬해도 가난의 숲을 벗어나지 못했을 수 있다. 브라질처럼 마약이 넘쳐나고 갱들이 득실거리는 나라가 됐을 수도 있다. 결국 국민 비만과 의료비 지출 증가는 NAFTA의 부작용인 셈이다.

미 터프츠대의 교역전문가 티머시 A 와이즈 교수는 “많은 멕시코인은 NAFTA가 현대식 생활방식과 경제 발전을 가져올 것이란 열망에 가득 차 있었다”며 “그러나 멕시코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제조산업의 공장 노동자로 바뀌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식단과 건강에만 변화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FTA의 빛과 그림자는 동시에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미국은 이미 그 같은 양면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멕시코는 아직도 모르고 있거나 이제 막 파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mail 김다영 기자 / 사회부  김다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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