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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5일(金)
말레이 난민촌 스타트업의 기적… ‘고향음식 배달’로 수익 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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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차 프로젝트의 난민 셰프 자스미나가 말레이시아 난민촌의 작은 부엌에서 커리를 만들고 있다. CNBC 동영상 캡처
취업 막힌 각국 난민셰프 고용
로힝야 커리·아프간식 만두 등
출신지 따라 다양한 메뉴 제공

“자립 도와줄 지속적 소득 창출”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로힝야족 난민촌의 한 부엌. 8명의 아이를 둔 자스미나(가명·43)가 로힝야 커리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8㎡ 남짓의 작은 주방에선 달짝지근한 커리의 향이 가득하다. 이 작은 부엌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CNBC는 11일 난민들과 함께 하는 말레이시아의 한 음식 배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피차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신생 업체는 미얀마,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10명의 난민 셰프들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음식을 주문해 완성된 음식을 받아 기업 행사나 모임 등의 뷔페로 배달하는 일을 한다.

셰프가 난민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여느 출장 뷔페 업체들과 다른 점은 없다. 다만 난민 셰프들의 출신지에 따라 로힝야 커리부터 시리아 바스부사(시럽을 뿌린 아랍 지역 전통 케이크), 후무스(병아리콩을 으깨어 만든 중동 향토음식), 볼라니(아프가니스탄의 플랫브레드), 만투(요거트를 뿌려 먹는 아프가니스탄식 만두)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다.

창업자는 세 명의 20대 청년들이다. 음악가인 킴 림(27), 심리학을 전공한 수잔 링(24), 금융전문가인 리 스위 린(24). 이들은 난민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중 오갈 데 없는 난민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난민을 도울 기금 모금 캠페인을 벌였지만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속적인 소득의 원천을 만들기 위한 길을 모색했다.

궁리 끝에 지난 2016년 6월을 전후해 피차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로힝야족 난민을 비롯해 시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온 난민들이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일단 이들을 받아들였지만 취업은 법적으로 금지했다. 난민 취업은 불법이어서 이들은 파트너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난민을 사실상 셰프로 고용한 것이어서 이들의 활동도 불법 소지가 있다. 하지만 취업을 할 수 없다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자스미나는 “환경이 열악한 난민촌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어서 돈을 벌어 어디든 안전한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스미나는 한 달에 2000링깃(약 53만 원)을 번다.

피차 프로젝트는 이익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으며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100만 링깃(2억6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성공에 힘입어 지난 9월에는 9명의 직원도 새로 고용했다. 이들은 난민 셰프들의 숫자도 늘릴 계획이다. 난민촌의 작은 부엌이 아닌 어엿한 점포의 부엌을 갖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림은 “우리는 더 많은 수익을 내 더 많은 난민 가족을 모으길 원한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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