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訪中>文 “중국夢은 중국만이 아닌 전인류와 함께 꾸는 꿈 돼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訪中 3일째… 베이징大 연설

“이웃국가와 협력증진 필요”
‘北核’ 등 지도국 역할 강조

“원하는 건 대립 아닌 평화”
대화통한 對北해법에 방점

“양국 근대사 고난 함께 극복”
전략적 소통 확대 희망 밝혀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명문 베이징(北京)대를 방문해 전략적 소통을 강조한 것은 앞으로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와 외교, 안보 전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에 “중국몽(夢)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와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포함한 이웃과 우호를 증진하고 협력을 강화할 때 중국이 진정 세계의 지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두 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생각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성 있는 ‘전략적 소통’이 가능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양국 간의 경제 협력만큼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번 중국 방문이 이러한 동지적 신의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두 나라가 식민제국주의를 함께 이겨낸 동질성을 강조함으로써 지금의 동북아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는 염원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한·중 간 전략적 정책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정책과 한국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 및 ‘신남방정책’ 간 연계를 희망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과 대결이 아니다”라며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도발 이후에도 제재의 강화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일관된 흐름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미국 등에서 제기되는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완전 차단 등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우회적인 표현을 동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은 중국과도 이웃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 및 이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언급하는 풍경을 피했지만, 경제제재 해소 등에 대해서도 확고한 언급을 얻어내지 못했다.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좌절을 겪으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고,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관리를 잘해 나가자”고 말했다.

베이징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