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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8일(月)
승자와 패자는 ‘클러치 퍼트’ 한방 차이… 결국 ‘강심장’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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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길 수 있나

전성기의 우즈·박인비처럼
먼 거리 퍼트 성공시키면서
상대방의 추격 의지 꺾어놔

모든 경기는 흐름이 중요해
결정적 순간 낚아채는 본능
강심장도 훈련·노력의 산물


평소 라운드에선 타수가 엇비슷하지만, 내기만 하면 번번이 지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상대방이 작심하고 덤벼들어도 시작 전 각오대로라면 분명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막상 게임에 들어가도 후반 몇 홀을 남겨두고도 박빙이다. 하지만 마지막 한두 홀을 남겨 두고 문제가 생긴다. 막판에 1∼2타로 지는 게 반복되면 자괴감마저 든다. 생각할수록 부아가 치민다. 분명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번번이 지기에 자신을 힐책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

경쟁심과 승부욕이 앞선 아마추어뿐 아니라 프로들도 허다하게 경험하는 일이다.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의 차이는 ‘클러치(clutch)’ 역량에 있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클러치 퍼트’다.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퍼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전성기 시절 붉은 셔츠를 입고 나온 타이거 우즈(미국·사진)는 마지막 날 라운드에서 ‘불패신화’를 연출하곤 했다. 우즈는 클러치 퍼트의 대가였다. 어찌 보면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였다. 먼 거리에서 퍼트를 한 번에 집어넣어 경쟁자들의 의지를 꺾어 버렸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답게 박인비 역시 결정적인 퍼트를 성공시켜 상대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곤 한다.

우즈나 박인비 이전에도 클러치의 대가로 꼽히는 선수는 여럿 있었다. 지금까지 가장 뛰어난 퍼트의 달인은 빌리 캐스퍼(미국)였다. 1960∼1970년대 당시 ‘빅3’였던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게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수많은 경기에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중에서도 1966년 US오픈 우승은 골프 사상 최고의 역전 드라마로 꼽힌다. 당시 캐스퍼는 9홀을 남기고 파머에게 7타나 뒤져 있었다. 캐스퍼는 그러나 후반 9홀에서 1타씩 쫓아가더니 기어코 동타를 이뤘으며 연장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골프를 포함한 모든 경기에는 ‘흐름’이 있다. 선수들은 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그리고 본능적으로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 왔다는 것을 직감한다. 이기는 자는 이런 흐름을 빨리 파악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 순간엔 평소보다 훨씬 더 긴장하게 된다. 문제는 그 순간을 자신이 의도한 대로 끌고 나갈 수 있느냐다. 때를 놓치지 않고 성공시키는 선수만이 우승의 자격이 있다. 모든 선수는 훈련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려 성공 확률, 즉 이길 확률을 높이려 한다. 기술적인 훈련과 노력뿐 아니라 심리적인 훈련과 노력도 필요하다. 바로 멘털 강화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성공하는 선수를 흔히 ‘강심장’이라고 표현한다. 강심장은 훈련과 노력, 경험, 좌절과 실패 등등이 빚은 총체적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강심장을 지녀 우승하는 선수가 될 순 없다.

많은 스포츠 심리학자는 강심장을 지니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라, 위기 상황에서의 경험을 쌓아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실제적인 경험을 해라 등등. 많은 기법 가운데 평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하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일쑤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며 반신반의한다. 코치의 주문대로 마지못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듯 시늉하는 선수도 있다. 심리학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은 가성비 면에서 최상의 훈련법이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가짜 기억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밝혔다. 어떤 단서를 주면 가짜 기억을 만들어내 진짜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상상하면 할수록 세부 내용을 덧붙이고 그것을 실제 기억으로 부풀린다고 한다. 법정에서 증인들의 기억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처럼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운동선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가짜 기억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상상을 실제처럼 느끼도록 한다. 그래서 실제 상황에 직면하면 긴장을 완화할 수 있고, 또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인생에서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 있다. 승자와 패자의 종합적인 능력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클러치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다. 하루아침에 클러치 역량을 키울 수는 없다. 많은 좌절과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와 노력, 실제적인 지식과 경험 쌓기에 의해 클러치 역량을 갖출 수 있다. 수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필요할 것이고, 특히 평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성공을 위한 상상이 요구된다. 상상의 날개는 한계도 없다. 비용은 무료다. 골프든, 일이든 성공을 위해 상상의 시뮬레이션을 펼쳐보자.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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