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號 ‘환상의 짝꿍’ 찾아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후방서 공수 흐름 조율 기성용
순간 침투 빠른 이재성과 조화

‘투톱’손흥민 파트너 물색 주력
제공권 탁월 김신욱 후한 점수
이근호, 스피드 좋지만 키 작아
석현준, 큰 키에 몸싸움 강해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본격적인 짝짓기에 들어간다.

지난 16일 끝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이재성(25·전북 현대)이 돋보인 활약을 펼치면서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짝꿍’으로 낙점받았다. 이재성은 측면은 물론 중원을 휘젓고 다녔으며, 특히 강한 압박력을 자랑했다. 이재성은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에서의 1어시스트를 포함, 모두 3게임에서 1골과 2어시스트를 챙겨 우승을 이끌었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또 드리블과 패스, 태클, 드리블, 제공권 등 경기력 지표를 종합해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스트듀얼플레이어상까지 챙겼다. K리그 클래식 MVP에 이은 경사.

이재성은 올 시즌 부쩍 향상됐다. 이재성은 28게임에 출전해 8골, 10어시스트를 챙겨 지난 시즌 3골, 11어시스트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재성은 시즌 개막 직전 종아리뼈 골절로 2개월을 넘게 쉬었으면서도 생애 최고의 개인 성적을 거두며 전북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넓은 시야와 빠른 판단 능력을 갖췄으며, 순간 침투가 매우 뛰어나다. 특히 문전에서 동료와 주고받는 2대 1 패스는 일품이다. 따라서 대표팀의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과는 찰떡궁합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기성용은 후방에서 공수의 흐름을 조율하고 특히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버팀목이자 보루다. 하지만 미드필더 자원이 부실한 탓에 최전방 공격수 바로 밑까지 전진하고 이로 인해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허용, 전체 수비진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불상사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재성의 급성장이 반갑고 또 믿음직스러운 이유. 이재성이 최전방 공격수를 받쳐주는 2선의 책임을 다한다면 기성용은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신태용(47) 대표팀 감독은 이제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의 파트너 물색에 주력한다. 신 감독은 19일 출국, 내년 1월 5일까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자원을 살펴본다. 신 감독은 특히 공격수에게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투톱의 한 자리를 확실하게 꿰찬 손흥민의 짝을 확정하기 위해서다.

손흥민의 짝으로 프랑스 리그앙의 석현준(26·트루아 AC), 황희찬(21·잘츠부르크), 김신욱(29·전북 현대), 이근호(32·강원 FC),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달 두 차례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함께 이근호, 이정협을 투톱으로 기용하는 실전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번 E-1 챔피언십에는 김신욱과 이근호, 이정협을 데려가 경기력을 점검했다. 김신욱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5경기 10득점에 그쳤지만, E-1 챔피언십을 통해 특유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3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를 챙겼고 특히 196㎝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뽐내면서 제공권을 장악해 후한 점수를 받았다.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게 김신욱의 흠.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맞추기에 벅차다. 따라서 ‘조커’ 기용이 점쳐진다. 이근호는 스피드는 탁월하고 시야가 넓지만 키(178㎝)가 작고, 이정협(186㎝)은 활동량은 뛰어나지만 임팩트 있는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황희찬은 겨울 휴가 시즌이기에 신 감독의 유럽 출장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그래서 석현준에게 관심이 쏠린다. 석현준은 190㎝로 183㎝인 손흥민에 비해 크고, 유럽에서 활동해왔기에 몸싸움에 강하다. 게다가 지난 10일 AS 모나코와의 게임에서 2골을 넣는 등 최근 7경기에서 5득점을 올리는 상승세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