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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0일(水)
나눔 문화, 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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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종 아프리카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장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매년 연말이면 거리에서는 어김없이 구세군 종소리와 자선냄비, 기부를 독려하는 광고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옷깃에 빨간 사랑의 열매 배지를 단 모습 또한 다른 때보다 쉽게 볼 수 있다. 각 매스컴에서는 소외계층을 조명하고 기부를 독려하는 특별기획이 넘쳐난다. 신문과 방송 등에서는 따뜻한 선행 보도의 비중이 더욱 높아져 연말의 사회 분위기만 본다면 기부지수가 매우 높은 국가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러한 전시효과로 12월 한 달 동안 후원 활동도 의미는 있겠지만, 나눔과 봉사의 참여와 실천을 이끄는 사회 분위기 조성은 일 년 내내 계속돼야 바람직하다. 경기침체를 이유로 기부의 어려움을 토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를 보면 세계 1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147위인 개발도상국 미얀마였다. 모두가 가난하지만 목마른 이들을 위해 거리에 물 항아리를 채워두고 배고픈 새들을 위해 볏짚에 낟알을 남겨 나무에 걸어두는 이들의 나눔 문화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국교인 불교의 가르침을 어릴 때부터 체득해온 그들의 특별한 문화 덕분이지만, 사회의 성향과 교육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침몰 사고, 포항 지진 피해 등 특별한 사건이 생길 때만 후원 활동이 대폭 증가하는 우리는 평상시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후원의 손길을 외면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올바른 기부문화는 한시적인 기부가 아니라, 전체 국민이 기부에 일상적으로 참여하고 열과 성을 다해 나누는 이들의 정신을 높여 칭찬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사회의 역할과 교육이 필요하다.

나눔과 기부문화는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나누고 봉사하는 따뜻한 마음은 선천적인 게 아니라, 후천적으로 교육과 환경에 의해 길러지는 것이므로 나눔과 후원이 행해지는 가장 기본적인 습관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도록 이끄는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바탕이 돼야 한다. 이러한 인성교육 강화 측면에서 점수 따기 위한 시간 때우기 봉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 안팎의 다양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자원봉사처를 마련해주고, 진심으로 가슴에서 우러나는 나눔과 후원 운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경험의 장을 함께 열어준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한시적이 아닌 생애주기별 지속적인 평생교육 활동을 통해서도 참여하고 동참할 수 있는 나눔과 봉사의 기회를 늘려야만 한다. 새로운 세대에만 기대할 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이를 위해 제도적인 사회교육 제도를 통해서 평생교육 기관에서 다양한 봉사와 나눔과 후원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누군가의 희생이나 양보가 전제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는 방향을 함께 찾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국제 원조를 받던 수원국(受援國)에서 원조를 전하는 공여국(供與國)으로 성장한 세계 유일의 국가다. 그 바탕에는 멀고 먼 이국에서 전해진 구호물품들이 있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 폐허 속에 버려진 고아들을 위해, 상처 입고 배고픔에 지친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눠준 다른 나라 후원자들에게 우리는 기적의 상징이다. 6·25전쟁 이후 처참하게 파괴돼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위기에서 다른 나라의 원조를 통해 당당히 일어섰고 이제는 돌려줄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연말을 맞아 한껏 끌어올려진 기부 문화가 오래 지속되기를 기원하며, 모두가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연말연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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