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4.27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회·정당
[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2일(金)
유승민 “국민의당과 통합, 지역주의·안보 입장差 극복이 관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본청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관련 구상을 밝히고 있다.김호웅 기자 diverkim@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영남이든 호남이든 지역주의 병폐
지역 볼모 구태정치서 벗어나야
국민의당 한때 사드 우왕좌왕
안보 분열 요소 내부 정리 시급

따뜻한 공동체·정의로운 사회
‘가치의 정치’에 대한 협의 시작
통합, 하루 이틀새 결론 못내지만
질질 끌면 국민이 피곤해 할 것

한국당, 가출한 사람 대하듯
우리당 와해시키는 공작만 해
현재로서는 절대로 같이 못 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단지 큰 선거를 앞둔 정치공학적 통합인지, 아니면 뭔가 새로운 개혁을 해 보려는 노력인지 국민은 꿰뚫어 볼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과 어떻게 다른 정치를 할 것인지 국민께 분명하게, 국민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약속드리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견지하는 원칙에 대해 별생각 없이 단순히 3, 4번 후보가 3번 후보로 되는 것밖에 안 됩니다. 그런 정치공학적 통합에는 생각이 없습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1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가치 중심’의 통합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하고 “두 당이 대화 창구를 통해 서로 어떤 정치를 할지 약속하고, 이를 정강·정책 등의 형식으로 국민께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양당이 지역주의 극복과 안보 정책 면에서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해 온 그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세력이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는 건 당연하고, 너무도 위중한 안보 상황에서 생각의 차이가 너무 크면 같은 정당을 할 수 없다”며 “국민의당 내부적으로 지나치게 스펙트럼이 넓은데, 통합 과정에서 이런 차이가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20일 오후 국회 본청에 있는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진행했고, 21일 오후 전화통화로 보충했다.

―안철수 대표의 통합 선언 하루 만에 공개 화답을 했습니다.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원하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그동안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개혁 보수’의 길 위에서 누구와도 손잡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평소 다양한 채널로 대화해 보면 안 대표와 국민의당 내에서 통합을 주장하는 분들이 추구하는 개혁은 바른정당(의 그것)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분들이라면 같은 개혁 세력으로 힘을 합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국민의당 내부 의사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안 대표의 결단에 우리가 화답해 힘을 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안 대표의 통합 선언 전 따로 만났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그건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바른정당 내에서 이견은 없나요. 추가 이탈은 없는 겁니까.

“통합 선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하는 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그동안 ‘보수 통합’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해 왔던 분이 남경필 경기지사인데, 남 지사와 대화를 해보려 합니다.”

―통합 과정에서 ‘가치의 합의’를 강조해 왔는데요. 통합 교섭 창구에서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른정당을 만들 때도 정강·정책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번에도 통합 후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지 국민이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게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나요.

“바른정당이 그동안 ‘개혁 보수’를 내걸고 주장해 온 가치들이 많이 반영되면 좋겠습니다. 과거의 보수가 못했던 것들, 예컨대 부패와 완전히 단절한 깨끗한 정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공동체 추구, 정의로운 사회 등을 말합니다. 이런 것들은 보수가 진보에 빼앗기고 있어야 할 가치들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와 함께 유능한 안보와 혁신 성장 등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통합을 위해선 안보와 지역주의에 대한 생각이 맞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대선 공약부터 양당 의원들 발언 등을 쭉 보면 경제와 민생, 이런 분야는 그렇게 거리가 멀지 않아요. 그런데 국회에서 입법하고 정부 예산안을 처리할 때 국민의당이 우리와 같이하다가 결국 마지막에 정부 여당 손을 들어주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런 게 제가 극복하고자 하는 지역주의와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영남 지역주의든 호남 지역주의든 다 병폐입니다. 또 지금 우리 안보 상황이 우리의 생존을 결정하는 고비에 와 있는데,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른 사람이 같은 정당을 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간극을 좁혀야 합니다. 과거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김대중·노무현 진보정부든 이명박·박근혜 보수정부든 모두 현재의 안보 상황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유 대표는 이런 자신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당 일각에서 ‘호남 배제론’ ‘햇볕정책 폄하’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게 불쾌한 듯했다.

“국민의당 안의 일부 의원은 제가 ‘지역주의 극복하자’고 하니 이를 뒤틀어서 ‘유승민이 호남 배제를 이야기한다’며 호남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구태를 보이면서 통합에 반대하고 있어요. 저는 ‘호남 배제’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데요. 이런 점에서 보면 지역주의 극복은 정말로 꼭 실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라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유 대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더라도 기존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과 뭐가 다른지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동안 바른정당이 고생한 이유는 한국당과 너무 비슷한 얘기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주로 한국당으로 돌아간 분들이 지도부에 있을 때 매일 아침 회의 발언, 대변인 논평을 보세요. 국민이 보기에 한국당과 다를 게 없으니 실패한 거라고 봅니다. 국민의당도 말로는 다른 소리를 하다가 결국 민주당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죠. 그냥 단순히 (거대 양당) 중간에 있는 정당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게 국민 눈에 선명히 들어와야 합니다.”

유 대표는 특히 국민의당 구성원들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고 보고 있었다.

“바른정당도 처음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려 했던 세력과 진짜 ‘개혁 보수’를 하고자 했던 세력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반 전 총장을 보고 모인 사람들은 다른 면에선 너무 극우적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들은) 다 (한국당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더 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당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국민이 비례대표를 많이 뽑아 줘서 39석의 의석을 갖게 됐는데, 어떤 정치를 할 거냐의 문제에서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요. 예컨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두고도 국민의당이 얼마나 우왕좌왕했나요. 지난해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드 배치 방침을 발표했을 때 국민의당과 안 대표의 반응, 지난 대선 때의 입장을 보세요. 그렇게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서 우왕좌왕하면 정당이 아니죠. 그런 점에서 국민의당이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중도니 극중이니 보수니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문제가 정리돼서 이제 마음을 하나로 합쳐 실천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지금 국민의당의 혼란은 ‘가치의 정치’ ‘가치 정당’으로 가기 위해 내부 정리를 하느라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 선언 과정에서도 ‘구태 정치’를 비판하면서 ‘개혁’을 강조했는데요. 국민의당에 함께하지 못할 구태 세력이 있다는 의미인가요.

“사람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원칙만 얘기하겠습니다. 다만 국민의당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이 한국당도 아니고 바른정당 의원 11명을 ‘적폐 세력’이라고 비판하는 데는 바른정당 대표로서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보수를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두 번의 탈당 사태를 겪으면서도 이렇게 남아 있는 겁니다. 많은 국민도 그렇게 평가해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안 대표는 한국당과는 절대로 같이 안 간다고 하는데, 바른정당은 국민의당뿐 아니라 한국당과도 통합 논의를 해오지 않았나요. 그게 두 당의 결정적인 차이 아닌가요.

“지난 11월 8일 9명의 의원이 탈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1월 13일 제가 당대표가 됐습니다. 그때 의원총회를 했는데, ‘중도 플러스 보수’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한 달 정도 시간을 갖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한국당이 한꺼번에 테이블에 앉을 수는 없으니 따로따로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기로 했죠. 국민의당과는 여러 채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는데, 한국당과는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국당에서 ‘대화의 문이 닫혔다’고 했다가 ‘샛문 열어줄게’ ‘네 자리 비워 뒀으니 와라’ 이런 식으로 마치 가출한 사람 대하듯 계속 바른정당을 와해시키는 공작만 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왜 보수가 몰락했는지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 새로운 보수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전혀 없잖습니까. 지역구 사정 때문에 괴로움은 있어도 한국당이 좋아서 돌아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국당과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뜻인가요.

“저는 현재의 한국당과는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통합할 의지도 없습니까.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의지가 없다’는 것은 표현을 좀 조심해야 하는데요. 제가 ‘한국당이 진정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면 당장 통합할 수도 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몇 번 했습니다. 116석의 한국당과의 통합은 영원히 없다? 정치에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사실 한국당 안에도 홍 대표 체제로 이대로 가면 보수가 완전히 망하겠다고 생각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 상황이라면 초·재선 의원들이 들고 일어나 당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한국당 안에는 그런 에너지나 변화의 동력이 안 보입니다. 다만 한국당이 지방선거 이후에도 계속 저대로 갈 거냐. 저는 한국당도 언젠가는 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런 시점이 왔을 때도 통합 가능성을 완전히 닫는다는 건 무리한 얘기죠.”

―한국당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서청원·최경환 의원 탈당 권고, 김성태 원내대표 선출 등의 변화가 있었는데요. 그 정도는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니라고 보나요.

“그게 무슨 변화인지 모르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탄핵당해 재판을 받고 있고, 친박(친박근혜)계도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힘 없는 사람들 일부를 출당시키고 탈당을 권고한 게 보수의 몰락 원인에 대한 정확한 처방과 진단에 의한 변화인가요. 어림도 없는 얘기입니다.”

―모두가 지역주의를 욕하지만, 한국 정치에서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이 안착한 사례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과연 통합 정당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어려운 길이라는 걸 잘 압니다. 지역에 안주하고 지역주의를 부추겨 표를 얻는 구태 정치가 오히려 쉬운 길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제가 얘기하는 ‘지역주의 극복’은 호남이나 영남 등 특정 지역을 배제하자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대구에서 4선 의원을 한 저로서는 지금 대구 사람들이 얼마나 먹고살기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호남과 마찬가지로 영남에서도 특정 정당에 일방적으로 투표해 왔고, 그게 수십 년 쌓이면서 지역 경제가 피폐해지고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이제 깨어 있는 많은 유권자가 지역을 볼모로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고민할 것은 어떤 약속과 실천으로 그분들의 마음을 얻느냐라고 봅니다.”

지방선거로 화제를 옮겼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걸고 지방선거를 치를 태세인데요.

“국회 권력을 결정하는 총선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어느 정도 먹힙니다. 반면 지방선거 때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는 건 과거의 야당(현 여당)이 늘 하던 일인데, 그것만 봐도 한국당이 얼마나 상상력이 빈곤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내정은 무책임하고 외교·안보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문재인 대통령이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도가 70% 이상 나옵니다. 박근혜 정부 때 보수가 너무 잘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저효과라고 봅니다. 정권 심판론을 얘기하려면 국민의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없습니다. 신뢰부터 만들어야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전과 이후의 한국 경제가 달라진 것처럼 탄핵 이전과 이후의 보수는 정말 달라져야 하고, 그야말로 ‘그라운드 제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당은 그냥 숨만 쉬고 눈만 깜빡이는 과거의 ‘이지 고잉 웰빙 정당’에서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요. 이런 한국당이 아무리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지방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봅니다.”


―바른정당은 다른 데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네요.

“저는 인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모든 지역에 좋은 후보를 낼 자신은 없습니다.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제가 느끼는 정서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수도권에서는 한국당에 절대로 뒤지지 않을 거라 봅니다. 영남에서도 한국당이 옛날 지지율을 생각했다간 큰코다칠 겁니다. 대구나 부산에 가서 시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바른정당에 대한 반감은 줄어드는 중입니다. 반면 영남 사람들이 예전에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시절에 보여준 지지와 지금 한국당에 대한 지지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대구에서도 한국당이 자랑스럽다거나 홍 대표 같은 분이 대구·경북을 대표할 정치인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영남에서 한국당과 한번 전면 대결을 벌이자는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또 주목하는 것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예요.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은 이미 확정됐고 다른 데도 추가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저희가 좀 ‘올인’을 해볼 생각입니다.”

―당세가 약해져서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그래서 대표님이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여러 번 그런 이야기를 듣고 ‘서울시장 나갈 생각 없다. 대구시장도 마찬가지로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광역단체장은 그 역할이 막중합니다. 여태껏 시·도지사라는 트랙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는 제가 나서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국민의당뿐 아니라 한국당과도 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까.

“우리에겐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있지만, 민주당 지지도가 워낙 높으니 정의당까지는 아니더라도 야3당이 후보 단일화를 해서 민주당과 1 대 1 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해볼 만하다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상당히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당 내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은 ‘그럼 한국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거냐’고 하는데, 지방선거와 총선·대선은 다릅니다. 지방선거는 지역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를 뽑는 인물 위주 선거입니다. 심지어 기초의원은 아예 정당 공천을 폐지하자는 얘기도 나오는데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되려면 한국당이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아직까지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비공식적으로라도 그런 얘기가 전혀 없어요.”

―19대 대선 당시 모든 후보가 지방선거 때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고 공약했는데요. 홍 대표는 개헌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고 합니다.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데 찬성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아요. 일단 국회가 과연 단일 개헌안을 만들 수 있을까가 가장 걱정입니다. 기본권이나 지방분권 등에서는 갈등 소지가 없을 것 같은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입장차가 너무 큽니다. 국회의원 중 개헌에 적극적인 분들은 내각제든 이원정부제든 대통령 권한을 줄이고 국회 권한을 늘리자고 하는데, 국민은 그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각 당 내에서도 의견이 많이 달라요. 그렇다고 국회의 개헌 논의를 무시하고 대통령이 개헌안을 내놓으면 그걸 국회의원들이 받아서 통과시킬 것 같지도 않아요.”

―당초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치를 100점이라고 하면, 지금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저는 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는 성품이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으로 잘할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안 했습니다. 그냥 선한 의지, 예를 들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막연히 있었다고 보는데요. 왜냐. 그분이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초선 국회의원 4년 말고 나머지는 변호사 경력이 전부입니다. 국정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방법론과 정책 비전을 가진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유 대표는 문 대통령이 지금을 위기의 순간으로 보고 국정운영에 근본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가 딱 2년 됐을 때 제가 여당 원내대표를 했어요. 그때 남은 3년을 지난 2년처럼 하면 보나 마나 처참하게 실패할 거라 생각하고 박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향을 완전히 바꿔주길 바랐는데, 전혀 그렇게 안 하더군요. 문 대통령도 지금 이렇게 쉽게 가는 게 박근혜 정부의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높은 지지율은 소탈한 모습,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귀신같이 기획을 잘해서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무책임하고 지속 가능한 개혁이 아닙니다. 아마추어 정권으로 볼 수밖에 없고요. 그 실체를 국민 다수가 파악하는 순간 이 지지율은 꺼질 거라 봅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가 특히 안보 분야의 무능에서 촉발될 것으로 봤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에 가서는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하고 중국에 가서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안 하겠다’고 하고,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너무 오락가락하고 있어요. 이런 게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안보에서 우리를 외딴 섬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국제관계 안에서 우리가 전혀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문재인 정부가 당면할 수 있는 중요한 위기가 될 거라고 봅니다.”

―안보 상황이 위중한데,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최대한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1993년 북한 1차 핵위기 이후 빌 클린턴 정부 8년, 조지 W 부시 정부 8년, 버락 오바마 정부 8년 등 24년 동안 미국 정부는 북핵 문제를 외교·안보의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고 방치하다 결국 핵·미사일 완성 단계를 맞았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하며 말싸움만 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 얘기만 했어요. 이 기간 동안 미국의 최우선 순위는 중동이었고, 북한은 늘 뒷전이었죠. 그런데 북한을 ‘넘버 원 타깃’으로 설정한 대통령이 등장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부와 달리 선제타격과 예방전쟁 등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방향으로, 미국과 북한의 우발적 충돌로 전쟁이 나는 것은 모두가 원치 않잖아요. 북한이 먼저 도발하면 당연히 응징해야겠지만, 미국에 의해 우발적 충돌이 생기지 않게 관리하는 게 한·미 동맹의 책임이고, 우리 대통령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문재인·트럼프 정부 체제에서 트럼프라는 완전히 새롭게 생각하는 미국 대통령을 한국이 최대한 활용해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해볼 필요가 있어요. 문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제재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냐’고 묻는데, 저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제재와 압박은 없었다고 봐요. 북한이 한번도 겪지 못한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을 고립시켜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합니다.”

―미국이 문재인 정부에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하는 모양새입니다. 유 대표는 미국을 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들리네요.

“당연하죠. 지금 상황에서 최악은 미·중 양측의 신뢰를 다 잃는 겁니다. 양측 신뢰를 모두 얻는 게 최선이지만, 그러려면 양측 입장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하는데 지금은 미국과 중국 입장이 너무 달라요. 우리 정부의 ‘3불(不)’ 원칙에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는데, 미국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한·일과 함께 MD를 발전시킨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보기에 자신들의 안보전략과 한국의 입장이 충돌하는 것으로 여겨지겠죠. 또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미루자고 미국에 제안했다는데, 이건 중국의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요구와 같습니다. 굉장히 충격적인 발언입니다. 중국은 예전에 우리와 전쟁을 했던 나라고, 우리가 (6·25전쟁 때) 통일을 못 한 것도 중국 때문입니다. 또 사드 포대 1개 배치하는 것 때문에 25년간 이어 온 경제협력을 내쳤어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중국이 우리 국가 이익을 지켜 줄 거라고 쌍중단에 가까운 제안을 합니까.”

―문재인 정부가 안보 면에서 특히 아마추어적이라고 보나요.

“그 사람들 생각이 1997~2007년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던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예컨대 ‘북핵은 남한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다’ ‘북핵·미사일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해서 해결할 문제다’ 이런 시각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이어져 왔어요. 그땐 북한이 핵개발을 제대로 못 했고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는데 아직도 과거의 인식으로 북핵·미사일 위기를 바라본다는 게 정말 나이브한 건지, 안이한 건지 이해가 안 가요. 이분(문 대통령)이 좀 얹혀가는 것 같아요. 청와대에 운동권 출신 세력이 외교·안보에 대한 전문적인 고민 없이 모든 걸 정무적으로 판단하면서 아주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박근혜 정부 때처럼 장관들은 허수아비가 되고….”

―문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안보·군사 이슈로 국론이 양분되면 대통령도 힘들어집니다. 주변의 위험한 사람들 얘기만 듣지 말고 궤도를 수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컨대 청와대 외교·안보팀이든, 외교부 장관이든 전체를 교체해서 새롭게 백지 위에서 다시 시작하고, 그러면서 초당적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어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 = 오남석 차장(정치부) greentea@
e-mail 오남석 기자 / 정치부 / 차장 오남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국민의당과 통합’ 급물살 탔지만… ‘한국당과 통합’선호파 원심…
▶ 유승민은 누구… ‘강단’ 대 ‘고집불통’ 극과 극 평가 받아
[ 많이 본 기사 ]
▶ 文-金 첫 만남후… 北측 ‘人의 장막’ 풀고 ‘투명경호’로 전..
▶ NYT “평양이 미끼 던졌고, 서울은 물었다”
▶ ‘장애인구역 불법주차’ 했다가 동거녀 들통난 검사
▶ “정상회담 그 다음 날,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말아라..
▶ “김정은, ‘비상사태 준하는 통제’ 지시…자본주의 경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남북 합동경호 구역에선…北 삼엄한 경호서 ‘이례적’ 변화 南北 MDL 경계없이 곳곳배치 돌발상황 벌어질까 촉각 세워 정전협정상 중화..
ㄴ ‘눈에 띄는’ 김정은 철통 경호…12명 차량 에워싸
ㄴ 판문각서 회담장까지… 김여정 ‘그림자 보좌’
文대통령·김정은, 공동식수 후 친교산책…이어 오후..
文대통령 “김여정 남쪽서 스타”…장내 큰웃음
남북, 정상 합의문 문구 조정 중…결론 나면 공동발..
line
special news “정상회담 그 다음 날,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생..
폴 울포위츠前 美국방부 부장관평화협정 의제화 매우 위험 北 변화없인 합의하면 안돼 주한미군 불용론..

line
남북 정상 부인 역대 처음 만난다…리설주 만찬 참..
文대통령, 金위원장 깜짝 제안에 北으로 10초간 월..
文 “판문점은 이제 평화 상징” 金 “원점 돌아가지 말..
photo_news
웜비어 부모, 남북회담 맞춰 美법원에 北고소
photo_news
빌 코스비 연쇄 성폭행 유죄평결…여생은 감옥..
line
[Fifty+]
illust
“편안하게 몰입… 民畵 그리며 세상 근심 지우죠”
[인터넷 유머]
mark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 mark초보 공무원
topnew_title
number ‘장애인구역 불법주차’ 했다가 동거녀 들통난..
정선 갱도붕괴 작업 광부 완전대피前 발파 ..
권위에 맞선 파업·동맹휴업… 지금 파리는 ‘..
文대통령 글귀 조작 사진 SNS 유포…“남북..
신입생들에게 7시간 낮술 강요… 대학교수 ..
hot_photo
북한軍 수뇌부, 文대통령에 거수..
hot_photo
문 닫힌 北 장재도 포진지…한반..
hot_photo
박봄, 8년 묵은 암페타민 시비 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