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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2일(金)
3대 기획사 연습생도 데뷔까지 5년… 10팀중 8팀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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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정국.

‘아이돌’의 모든 것

외모·생활 관리 ‘빡빡’
기획사 전문 심리상담체계 미비


HOT(1996), 젝스키스(1997), SES(1997), 핑클(1998), god(1999) 등 이른바 ‘아이돌 1세대’들이 나온 지도 20년. 그 사이 아이돌은 한류를 선도하는 K-팝으로 성장해 오늘의 방탄소년단으로 진화했다. 방탄소년단은 중·소기획사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미국 빌보드 차트를 점령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아이돌로서 성공하는 팀은 극히 일부다. 아직도 10개 팀 중 8개 팀은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행여 대중적으로 성공한다고 해도 불안을 지울 수 없다. 지난 18일 샤이니 종현의 죽음은 아이돌과 연예계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아이돌은 도대체 누구이고, 어떻게 선발되며, 어떤 활동을 할까. 국내 주요 기획사의 현황을 바탕으로 아이돌의 모든 것을 재구성했다.

1 아이돌의 어원은

아이돌(Idol)은 원래 ‘신화적인 우상(偶像)’을 뜻하는 영단어다. 엄밀히 말해 정확한 표기법은 ‘아이들’이다. 하지만 어떤 언론사도 ‘아이들’이라 쓰지 않고, 누구도 ‘아이들’이라 부르지 않는다. 결국 한국에서 ‘아이돌’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모든 스타가 아이돌이라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10∼20대로 구성된 집단 퍼포먼스 그룹을 지칭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으로 기사에 처음 ‘아이돌’이란 표현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초다. 미국의 팝가수 토미 페이지, 글렌 메데이로스를 언급하며 ‘미국의 아이돌’이라 칭했고, 한국 가수 중에서는 1996년 ‘아이돌’이란 이름으로 데뷔한 2인조 남성그룹이 검색된다. 본격적으로 이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다. 서태지와아이들 이후 등장한 HOT, 젝스키스, 신화 등을 언급하며 ‘1990년대 등장한 아이돌 그룹’이란 표현이 상용화됐다.

▲  트와이스

2 연습생 어떻게 선발하나

대부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오디션은 기본적으로 공개와 비정기 모집으로 나뉜다. 공개 오디션에는 기획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과 방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국 단위로 진행하는 서바이벌 방식 등이 있다. 3대 기획사인 SM-YG-JYP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자체 오디션을 진행해왔고, 얼마 전까지는 ‘슈퍼스타 K’ ‘K팝스타’ ‘프로듀스 101’ 등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도 2개의 서바이벌 오디션이 진행 중이다. KBS 2TV의 ‘더 유닛’과 JTBC의 ‘믹스나인’이다. ‘더 유닛’은 데뷔했으나 이름을 알리지 못한 아이돌을 부활시키는 콘셉트로, ‘믹스나인’은 YG의 수장 양현석이 직접 중·소기획사의 숨겨진 보석들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이 외에 비정기적 오디션이 상시로 진행된다. 형식은 여러 가지다. 지역에 소문난 아이돌 인재를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믿을만한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오디션을 보기도 한다. 또 이력서를 들고 용기 있게 기획사의 문을 두드린 사람에게 오디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전 세계로 뻗어가는 K-팝의 위상에 걸맞게 해외에서도 글로벌 오디션이 진행된다. YG는 2007년 YG 재팬을 설립해 일본에 진출했고, 2012년엔 홍콩에 YG 아시아를 세워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글로벌 오디션을 거친다.

3 연습생 교육은

연습생들의 교육 과정은 험난하다. 유명 연예기획사일수록 연습생 기간도 길고 거쳐야 할 관문도 많다.

SM-YG-JYP에서는 평균 5년 안팎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데뷔할 수 있다. 연습생들은 노래, 랩, 연주, 춤, 연기뿐만 아니라 인성 교육도 받는다. 데뷔 전 행동이 데뷔 후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SNS 활동 및 교우관계도 관리 대상이다.

요즘은 한류가 세계 시장을 호령하면서 외국어 교육까지 병행한다. 학생 신분인 연습생은 학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JYP의 경우 약속된 수준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연습실 출입을 금지하기도 한다. 여기에 언론 인터뷰와 예능 출연을 대비한 스피치 훈련, 개인기 발굴 훈련 등도 곁들여진다. 한 중견기획사 대표는 “작은 말실수 하나로도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서 철저한 훈련을 거듭한다”며 “멤버별 가장 잘하는 파트를 맡긴다”고 밝혔다.

▲  AOA의 설현

4 정말 안먹이고 안재우나

대부분의 아이돌은 말랐다. 외모가 중요하기에 다이어트와 식단 관리는 필수적이다. 동시에 고난도 안무를 소화하며 노래를 부르기 위해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고 체력 훈련을 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혹사 논란이 일곤 한다. 그럴 때마다 적잖은 연예기획사들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소속사에서 강제로 시키기보다는 경쟁심을 가진 연습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잠을 못 자는 경우는 일시적으로 스케줄이 몰리는 탓이 더 크다.

지난해 교육기업 와이즈캠프가 초등학생 회원 3303명을 대상으로 미래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38%가 ‘연예인’을 꼽아 1위에 올랐다.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을 동경하는 것이다. 학업에 뜻이 있고, 전교 등수를 따지는 우등생들은 하루에 4∼5시간씩 자며 공부에 몰두한다. 이와 같은 논리로 연예인이 되려는 이들은 잠을 줄이며 연습하고, 식사량을 줄이며 몸매를 가꾼다. 10대 청소년들이 그런 고된 과정을 견디며 연습생 생활을 이어가는 이유는,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외모는 연예인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에 소속사는 이를 강조하고, 동시에 연습생들은 고통을 감내하며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게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5 돈은 얼마나 버나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내로라하는 아이돌 그룹의 매출은 수백억 원에 이른다. CF 출연료는 건당 5억∼1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 아이돌 그룹에 국한된다. 열 중 여덟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그 과정에서 그룹 결성 및 앨범 제작에 거액을 쏟아부은 연예기획사는 10억 원 안팎의 손해를 떠안기도 한다. 다행히 성공하더라도 수익이 나기까지는 2∼3년이 걸린다. 거액을 투자한 기획사가 이를 회수해야 하고, 멤버별로 발생한 수익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년에 매출 30억 원을 내는 5인조가 있다고 하자. 30억 원 중 앨범 제작비 외에 의상·헤어·메이크업·차량·식대 등 평소 그룹 유지에 드는 비용이 연간 최소 10억 원 정도 필요하다. 나머지 20억 원을 소속사와 멤버들이 4대6의 비율로 나누면 멤버들의 몫은 12억 원. 이 돈을 다시 5명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인당 2억4000만 원 정도가 된다. 이 경우, 과세표준세율에 따라 1억5000만 초과(세율 38%)에 해당돼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납부 기간에 1억 원 가까이 세금으로 내야 한다. 결국 아이돌 가수들은 기사에 나온 매출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  정상의 아이돌 그룹 엑소.

6 하루 스케줄은

활동 기간과 비활동 기간의 차이가 크다. 그리고 데뷔한 이후라면 활동한 연차나 인기에 따라 차이가 더 벌어진다. 아무래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아이돌의 스케줄을 살펴보면 금방 답이 나올 듯하다. 요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인그룹 워너원은 어떨까. 워너원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데뷔 콘서트를 한 게 지난 8월 7일. 그리고 불과 3개월 뒤인 11∼12월 일정표엔 도무지 빈칸이 없다. 주중엔 각종 행사와 인터뷰, 화보와 광고 촬영이 있고, 주말엔 음악 방송 출연과 콘서트, 팬 사인회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연말 시상식과 콘서트가 몰려 있는 12월엔 살인적인 일정이 계속되고 있다. 이 중 지난 16일 토요일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이날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콘서트 때문에 오전 6시에 기상해 개인 정비를 한 후 오전 중에 서울 방이동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 도착했다. 오후 2시부터 공연이라 3∼4시간 전에 가서 헤어 메이크업과 드레스 피팅을 하고 공연 리허설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서는 오후 4시 MBC ‘쇼 음악중심’, 6시 SBS ‘마스터 키’ 예능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7시부터 다시 공연을 진행했다. 하루 2번 공연이 있는 날은 정말 파김치가 되고 만다.

7 심리상담은 받나

대형기획사의 경우 어느 정도 마련된 시스템이 있다. 종현을 안타깝게 떠나보낸 SM도 심리 상담이나 병원 치료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얼굴이 많이 알려진 아이돌의 경우, 심리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또 하나의 악의적 루머로 둔갑할 수 있기에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편이다. 하지만 중·소기획사는 이마저도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종현 사건을 계기로 심리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버리는 것은 물론 심리 상담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획사 내에 노래와 댄스를 지도하는 트레이너가 있는 것처럼 전문 심리 상담사를 도입하거나 의료기관과 연계하는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  여자 아이돌 블랙핑크

8 아이돌 평균 생명력은

올해 유독 많은 걸그룹이 해체됐다. 씨스타, 미쓰에이 등 줄잡아 5개 팀. 이들이 헤어지게 된 것은 계약 기간 때문이다. 2009년 도입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 의하면 아이돌 그룹의 계약 기간은 최장 7년을 넘을 수 없다. 그런데 이게 결국 아이돌 그룹의 ‘평균 활동 수명’이 되고 말았다. 씨스타, 미쓰에이 모두 지난 2010년 데뷔해 올해 7년이 됐다. 그렇다면 계약을 연장하면 될 텐데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 데뷔 후 7년이 지난 멤버들은 더 이상 연습생 신분이 아니고, 저마다의 개성도 다양하다. 기획사도 규모가 커져 버린 멤버를 일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 따라서 재결합이 무산되는 일이 잦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대중적으로 성공한 아이돌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다른 아이돌은 데뷔 후 1∼2년 사이에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9 韓 아이돌에 왜 열광하나

한국형 아이돌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존재다. 수려한 외모를 지닌 젊은이들이 팝·재즈·힙합·발라드를 넘나드는 가창력과 화려한 댄스로 무대를 휘젓자 전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우선 해외에는 한국형 아이돌과 같은 캐릭터가 없고, 그런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문 연예 기획사가 있긴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에이전트에 머문다. 공연 계약이나 창작 활동에 있어 다리를 놓거나 보조하는 수준에 그칠 뿐 직접 연습생을 길러내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국내 아이돌은 아티스트에 대한 열망, 피나는 연습, 기획사의 조련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재능있는 인재를 발굴해 대중의 욕구에 맞춰 단련시키는 시스템이니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 그런데 이게 1990년대 말 아이돌의 탄생 이후 20년이 됐다. 피와 땀, 시간과 경험이 빚어낸 아이돌이 점점 더 많은 세계 팬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10 ‘한류의 미래’인가

결론적으로, 아이돌은 K-팝을 지나 드라마, 영화, 게임, 음식 등 한류로 표현되는 문화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노래와 춤, 연기 등으로 다져진 아이돌은 7년의 활동 기간 후에는 또다시 가수와 연기자, 창작자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하며 활동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마치 커다란 슈퍼컴퓨터를 움직이는 반도체처럼 한류라는 거대한 배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음악사업의 전 세계 수출액이 2006년 1666만 달러(약 180억 원)에서 2015년에는 3억8102만 달러(4125억 원)로 무려 2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큰 흐름에 방탄소년단, 빅뱅, 엑소, 소녀시대, 원더걸스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김인구·안진용 기자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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