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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2일(金)
阿희망서 부패정당 추락한 ANC… 옛 명성 찾을 개혁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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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에 ‘만델라 후계자’ 라마포사 선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투쟁은 아프리카인의 투쟁입니다. 나는 아프리카 민중을 위한 투쟁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백인의 지배에 대항해 싸웠고, 흑인의 지배에도 맞섰습니다. 내 가슴속에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에 대한 이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공평한 기회를 누리는 세상을 위한 나의 꿈입니다. 필요하다면 그 이상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1964년 4월 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근교에 위치한 리보니아 법정.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던 넬슨 만델라의 176분 최후진술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남아공 민주화의 상징이자 인종차별에 맞서 싸웠던 넬슨 만델라의 삶은 ANC와 함께였다. 남아공 이스턴케이프주 코사족 자치국 트란스케이의 마을에서 템부족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44년 ANC에 참여해 청년동맹 결성을 주도하고 본격적으로 인종격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철폐 운동에 뛰어들었다. 만델라는 1994년 남아공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종이 참여하는 민주선거를 통해 첫 흑인 대통령이 됐다.

올해 창립 105주년을 맞은 ANC의 현실은 비참하다. 과거 “ANC만이 아프리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만델라 이후 계속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집권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2019년 총선에선 제1당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2004년 70% 이상이던 당 지지율은 지난해 54%까지 추락했다.

ANC의 추락은 제이컵 주마 대통령 체제에서 만연한 정경 유착과 부패에 기인한다. 인도계 굽타 가문과 주마 대통령 간 정경 유착이 깊어지면서 뇌물수수 부패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주마 대통령과 관련한 부패 혐의만 무려 783건이다. 사법부는 기능을 상실해 갔고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도 무뎌져 사회 전체가 이전의 백인 정권 시대로 돌아갔다는 탄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사회가 부패하면서 경제도 망가졌다. 현재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은 1% 미만에 그치고 있으며, 실업률은 28%를 오르내리고 있다. 빈부 격차 역시 최악이다. 아프리카의 모범 국가로 손꼽혔던 남아공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ANC는 자정 기능을 상실한 채 허우적거리고 있다. 지도부 고위 인사들은 주마 대통령이 건네는 ‘검은 혜택’을 즐기며 비리에 눈을 감았다. 현재 주마 대통령은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ANC의 과거 영광의 후광 속에서 지난 2009년부터 8년째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ANC에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던져졌다. 지난 2014년 부통령에 올랐던 시릴 라마포사가 지난 18일 주마 대통령을 제치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것. 예전 같으면 사실상 대통령인 위치지만, 라마포사가 차기 대통령에 오르려면 2019년 총선에서 다시 유권자들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남아공은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을 갖는다. 주마 대통령은 당대표 선출에서 자신의 전 부인이었던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전 내무장관을 밀었다. 라마포사는 만델라의 최측근 인사로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에 참여했다. 만델라의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1997년 ANC 당대표 도전에서 타보 음베키 전 대통령에게 패배해 정계를 떠났었다. 그는 사업가로 변신,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막대한 돈을 벌었다. 지난 2015년 기준 4억5000만 달러의 자산을 가진 아프리카에서 42번째 순위의 거부다. 2012년 정계로 복귀한 라마포사는 ANC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지금 아프리카의 시선은 라마포사의 ANC 재건과 남아공의 재탄생 여부에 모이고 있다. 라마포사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과제는 부패 단절 및 척결이다. 윌리엄 샌더슨 메이어 칼럼니스트는 로이터에 “라마포사는 부패에 매우 단호히 행동해야 한다”며 “결국 ANC 내부에 있는 수많은 주요 인사를 칼로 도려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당대표 선거에서 라마포사가 2440표, 들라미니가 2261표를 얻은 것을 보면 ANC에서 친주마 세력의 힘은 여전하다.

부패와의 단절과 함께 ANC 내부 조직의 개혁도 절실하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라마포사의 첫 번째 임무는 ANC를 단합해 2019 대선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인종차별 정책 철폐 투쟁을 주도했던 선배들의 탁월한 명성에 의지하는 것을 벗어나 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곤두박질친 국가 경제를 회복시키고 실업률을 낮추는 것, 빈부 격차를 개선하는 문제도 시급하다. 이에 대해 남아공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의 마카슐 가나 의원은 “ANC의 문제는 주마 대통령이 아닌 조직 전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ANC가 ‘아프리카의 희망’이 아니라는 얘기다. 가디언은 “5400만 남아공 국민은 라마포사를 주시하고 있고, 미래가 새로운 희망일지 실망일지는 그에게 달려 있다”고 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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