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0.18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2일(金)
일·취·월·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성규 논설위원

말은 생물과 같아서 시대에 따라 성격이나 쓰임새가 바뀌기도 한다. 품사가 바뀌거나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는 말이다. 최근 공개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3분기 주요 수정 내용이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낡다, 잘생기다, 잘나다, 못생기다, 못나다는 품사가 형용사에서 동사로 바뀌었다. 그림씨를 움직씨로 바꿨다니 선뜻 동의하긴 어려운 일이나, 사람의 성 전환과 비교할 만하다. 찬반을 둘러싼 학자들의 논란은 좀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빠지다와 생기다, 터지다는 보조형용사에서 보조동사로 품사 전향을 했다. 그 밖에 표제어로 추가되거나 수정된 용어도 있다.

표제어나 품사 수정보다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다. ‘미망인(未亡人)’의 뜻풀이이다. 이전에는,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가 스스로를 이르던 말이었다. ‘춘추좌씨전’의 장공편(莊公篇)에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본래의 의미를 버리고, ‘남편을 여읜 여자’로 풀이를 바꾼 것이다. 미망인이라는 말은 전제왕조 시대의 순장(殉葬) 문화에서 유래한 용어로 추정된다. ‘(남편을) 따라서 죽지 못한’ 여성이 스스로를 낮춰 부르던 겸칭(謙稱)이라는 점이 그 방증이다. 국어사전에도, 다른 사람이 당사자를 미망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가 된다는 각주가 붙어 있다. 비록 뜻풀이가 바뀌기는 했지만, 제3자가 당사자를 ‘미망인’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심한 욕이 된다.

국어원의 공식 사전 수정 작업 말고도 용어의 쓰임새 변신은 일어난다. 최근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유행하는 일취월장(日就月將)도 그런 말 가운데 하나다. 고전 ‘시경’에서 인용한 말이다. 나날이 다달이 자라거나 발전함을 일컫는다. 일진월보, 일신우일신, 괄목상대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누리꾼들은 새로운 뜻풀이를 해서 퍼 나르는 중이다. ‘일찍 취업해 월급 모아서 장가(시집)가자’는 뜻으로. 자소서란 줄임말로 통하는 자기소개서를 수백 장씩 써도 취직이 어려운 현실에서 그들의 소박한 꿈을 엿볼 수 있다.

나라 경제가 어려우면 젊은이들의 꿈도 왜축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자조적인 말을 만들거나 새로운 뜻풀이를 입혀 서로 주고받으며 위로하기도 한다. 부디 새해 2018년은 젊은이들이 ‘일·취·월·장’ 소망을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기를!
[ 많이 본 기사 ]
▶ “中, 숨겨진 부채 6500조원… 침몰 위험”
▶ 기내서 승객 심장마비 사망…좌석에 시신 둔채 식사
▶ “음악들으며 토막살해”…사우디 언론인 살해설 ‘흉흉’
▶ “中 처형된 죄수 시신 사용 의혹”… ‘인체의 신비전’ 금지
▶ 낸시랭 “남편이 ‘리벤지포르노’ 공개 협박…상상못할 공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리얼돌 제작사서 서비스 시작이별뒤 마음의 위안 찾는 역할‘섹스돌’ 아닌 진지한 수요 많아실물처럼 재현… 600만원 육박‘사별한 배우자..
mark“中, 숨겨진 부채 6500조원… 침몰 위험”
mark기내서 승객 심장마비 사망…좌석에 시신 둔채 식사
“인사규정에 ‘친인척 우대채용 금지’ 있는데도 무더..
교수 아버지 강의 8개 ‘올 A+’… 대학판 숙명여고 사..
태극기부대·박근혜에 막힌 보수대통합… “정책연대..
line
special news 낸시랭 “남편이 ‘리벤지포르노’ 공개 협박…상상..
CBS라디오 인터뷰서 주장…이혼 소송 중인 왕진진은 부인 시각예술가이자 방송인인 낸시랭이 이혼 절..

line
‘카풀 육성 vs 택시 원성’… 정부는 팔짱, 시민만 골..
대리수술 시켜도 3년內 다시받는 의사면허
韓銀, 성장률 전망 2.7%로 더 낮췄다
photo_news
‘살벌한 애완취미’… 미국내 ‘펫 타이거’ 7000마..
photo_news
“中 처형된 죄수 시신 사용 의혹”… ‘인체의 신..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아이돌 귀환에 엄마가 된 소녀들 열광… 몸은 변해도 마음은 ..
[인터넷 유머]
mark헌혈 못하는 이유 mark명언
topnew_title
number ‘인면수심’ 30代, 친딸 2명에 수년간 몹쓸 짓..
유은혜 “유치원 일방 폐원, 묵과 않겠다”
다운 계약·未신고… 서울 부동산 ‘꼼수거래’..
한국도 15시간 이상 ‘초장거리 직항노선’ 띄..
BTS 훈장 받는 무료 시상식 암표가 150만원..
hot_photo
10살 차는 가볍게…연상연하 커..
hot_photo
3억짜리 시계
hot_photo
김지수, 술 취한 상태로 인터뷰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