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存과 統一 사이…‘한반도의 미래’ 연립방정식을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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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재단 ‘동북아시아의 파워 매트릭스…’ 출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 강화와 군사적 옵션 검토 경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과 중국몽(中國夢).

최근 한반도는 이러한 위험 요소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한 발의 총성이 세계를 전화로 몰고 갔던 1차 세계대전 당시 발칸반도와 같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간연구기관인 니어(NEAR)재단은 정덕구 이사장을 포함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석학 50여 명이 2년에 걸쳐 한반도 외교안보 위기를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한 ‘동북아시아의 파워 매트릭스-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선 한반도’(도서출판 이새)를 26일 출간했다.

책에는 신각수(전 주일대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법센터 소장과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아카시 야스시(明石康) 전 유엔 사무차장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3국의 석학들이 2년 동안 화해와 공존, 공영의 길을 모색한 토론과 발표 내용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특히 책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석학들의 토론 전문에는 동북아시아 상황 분석과 해법에 대한 이들의 깊이 있는 식견이 묻어난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뒤 니어재단을 세우고 동북아시아 문제에 천착해온 정 이사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이러한 외교안보 위기 상황이 내년에 더욱 격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외생변수가 복잡한 갈등과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몽, 미국 동아시아 정책과 중국 대국굴기의 충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확대 등과 같은 외생변수를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 이사장은 총론 격으로 쓴 ‘전환시대의 동북아시아, 한국의 생존과 통일’에서 21세기 한국 앞에는 주변 대륙·해양 국가와 친화하는 ‘생존방정식’과 분단 70년 역사를 종식시키는 ‘통일방정식’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생존력 강화는 통일의 전제이며 통일 기반 없이는 지속 가능한 생존력을 보장받지 못하는 만큼 생존방정식과 통일방정식을 연립방정식의 해법을 써서 풀어야 한다”며 외생변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최근 한반도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협상론, 시 주석의 한반도 내 두 개의 국가정책과 대국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 정책,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우경화 정책이 엉키면서 해법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정 이사장은 “미·중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는 한국이 새로운 생존방정식을 모색하고 활로를 찾지 못하면 자주적 생존권을 보장받기 어렵다”면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강화하면서도 중국과 이익의 균형을 이루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