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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 마을 문화재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7일(水)
양자로 들어간 간송의 작은아버지 집… 보수공사 뒤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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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 ‘전형필 가옥’

우리나라 문화계 인사들에게 간송 전형필(1906∼1962)만큼 특별한 인물도 드물다. 간송은 1938년 조선 최초의 개인박물관인 보화각을 설립해 운영하며 전 재산과 젊음을 우리 문화재를 수집하고 지켜내는 데 썼다. 젊은 나이에 ‘조선거부 40인’에 들 정도로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편하게 사는 대신 어렵고 외로운 길을 선택한 것이다.

간송이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걸고 지켜낸 훈민정음 해례본은 사후 1962년 12월 국보로 지정된 데 이어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간송이 수집한 문화재는 국보 11점 외에도 보물 10여 점, 서울시 유형 문화재 4점이 포함돼 있다. 최근에도 정선 필 해악전신첩(보물 제1949호) 등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문화재 7점이 새롭게 보물로 지정됐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시루봉로 149-18)에 있는 ‘간송 전형필 가옥’은 간송이 나고 자란 곳은 아니다. 방학동에 있는 ‘전형필 가옥’은 작은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집으로 간송은 어려서 후손이 없던 작은 아버지 댁에 양자로 들어갔다고 한다.

간송은 1906년 7월 29일 서울 배오개(종로 4가)에 있는 거부 전영기의 99칸 한옥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배오개 집은 간송 사후인 1962년 이후 재개발되며 매각됐고, 이후 모습을 감췄다. 따라서 간송이 생전 머물렀던 가옥으로 체취가 남아있는 건물은 현재 이곳이 유일하다.

100여 년 전에 지어져 1924년 개축된 전형필 가옥은 본채 1동과 협문, 담장, 화장실로 구성됐다. 가옥 인근에 위치한 농장과 경기 북부 황해도에서 오는 소출의 관리와 거주를 목적으로 지어졌다. 간송은 양주군에 있는 농장을 방문하고 양부의 제사를 모시기 위해 이곳에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아직도 간송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종로 4가의 집으로부터 이곳으로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까지 도보로 걸어온 후 마름이나 소작인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던 모습을 떠올리고는 한다.

건물은 1962년 단 한 차례의 개보수만이 이루어졌을 뿐 이후 제대로 된 보수공사가 없었다. 2011년 발견 당시 본채를 포함한 부속건물과 주변 담장 및 지붕의 파손과 부식이 심했으며, 한국전쟁 도중 소실된 대문과 일부 담장의 경우 원형이 많이 바뀐 상태였다.

도봉구는 퇴락한 본채와 부속건물, 주변 담장을 보수함에 있어 변형된 부분의 원형을 되찾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건물의 문화적·역사적 가치와 100여 년 된 전통한옥으로서의 건축적 가치를 인정해 2012년 12월 14일 등록문화재 521호로 지정했다. 가옥 부근에는 1919년 사망한 양부 전명기 공의 묘소가 있다. 간송의 묘소 역시 1962년 종로 자택에서 사망한 후 이곳에 모셔졌다.

간송 전형필 가옥은 보수공사를 마친 후 2015년 9월 개방됐다. 월요일을 제외하곤 상시 개방하지만 건물의 실내도 함께 돌아보려면 평일은 오전 10시·오후 1시, 주말은 오전 10시·오후 1·3시에 열리는 문화해설사의 해설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글·사진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mail 이경택 기자 / 문화부 / 부장 이경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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