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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7일(水)
법인세 역주행과 기업환경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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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른바 ‘트럼프 세제 개편안’ 발효가 임박했다. 지난 20일 미 의회를 통과한 개편안의 골자는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는 것으로, 새해부터 적용된다. 기존 35%였던 법인세가 21%로 대폭 낮아지는 것이다. 법인세(corporate tax)란 내국 법인과 국내에서 소득이 있는 외국 법인이 납부할 의무가 있는 세금이다. 따라서 기업의 경제 활동에 대한 세금을 줄인다는 것은 곧 기업의 세제 부담을 줄여 경제활동을 지원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국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를 반기는 건 당연하다.

미국만 법인세를 인하한 게 아니다. 영국은 2020년까지 19%에서 17%로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으며, 프랑스는 2022년까지 33%였던 법인세를 25%로 내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대기업의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까지 올렸다. 새해부터는 미국보다 한국의 법인세율이 더 높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해서 국내 기업의 법인세율이 낮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라는 흐름 속에서, 많은 경제 강대국이 법인세를 내리는 상황과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법인세 감세를 고려하는 상황으로 미루어 국내의 조세 정책은 그 추세를 따라가긴커녕 역주행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먼저,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이나 투자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크다. 잘 알다시피 한국은 내수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뿐더러, 이제 법인세율의 혜택까지 없어지게 됐으니 해외의 투자 기관이나 기업들이 굳이 한국을 그 투자처로 택하기 어렵다. 내수 시장의 약세와 더불어 한국 시장은 북한의 핵(核)이라는 군사적 리스크에다 법인세 상승까지 더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으로,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법인세 인하는 자국 내의 설비 투자를 확대해 기업의 설비 노후화를 극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법인세율이 높아지게 되면 이 같은 새로운 설비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설비 투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수익성도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법인세의 인상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기업 활동이 단순히 위축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은 지양해야 한다. 우선, 미국의 법인세율 하락은 이미 미국으로 진출했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 국내 글로벌 기업들에 있어 간접적인 호재 역할을 할 것이다. 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밝힌 대로 국내 기업의 법인세는 일괄적으로 25%를 적용받는 게 아니다. 법인세율을 네 단계로 나눠 약 75%는 10%의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미국의 법인세 인하로 인한 ‘법인세율 역전 현상’은 실제 몇몇 대기업에서만 일어날 일이라 그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고, 대다수 기업의 활동에 큰 제재가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히 법인세율만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경제 환경 변수를 고려했을 때, 법인세율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다. 내수 시장, 규제 완화, 정부 지원·투자 정책, 노사 관계 문제 등 종합적인 경제 환경 변수가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법인세 하나만을 두고 다른 국가와 비교할 게 아니라, 종합적인 경제 환경 변수를 고려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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