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核 눈감고 前정부만 비판…대한민국 政府 위원회 맞나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28일 발표한 ‘쟁점 사안 검토 결과 및 의견’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엔 눈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政府)의 대북 정책 비판에 치중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이 위원회는 청와대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지시에 따라 구성돼 3개월 동안 활동해왔다. 진보·친북 성향 인사들 위주로 구성되고, 보수 정부의 정책을 ‘적폐’로 삼은 것부터 매우 부적절했다. 게다가 남북관계 단절의 책임이 북한 아닌 전(前) 정부에 있다는 식의 이번 발표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위원회가 맞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이 위원회는 “5·24 조치 및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헌법, 남북관계 발전법에 근거한 행정행위가 아니라 통치행위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불가피한 조치의 원인인 북 도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대통령이 법 질서까지 위반하며 ‘잘못된 대북 조치’를 했다는 논리다. 5·24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 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2016년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단행됐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달러화 차단을 위해 제재 결의 제2270호를 채택했다. 그 전부터 개성공단을 통한 대북 달러 경화(硬貨) 제공이 유엔 제재를 무력화한다는 점에서 폐쇄 요구가 높았다. 그럼에도 북한 개혁·개방 확대로 연결될 것이란 일말의 기대 때문에 유지했는데, 핵실험은 그런 기대를 배신한 것이다. 입주 기업의 피해가 적지 않았지만, 폐쇄는 불가피하고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이 위원회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개성공단을 재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 시한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는 비상국면인데, 무슨 의도로 이런 주장을 하는지 궁금하다. 위원회는 또 이전 정부가 북핵 및 인권상황을 강조하는 편향 교육을 실시했다고 비판하면서 “인도적 대북 지원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주민 인권은 인류 보편의 문제로 확대된 지 오래다. 중국까지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 제재 강화에 나서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자는 주장이다. 이 정도면 종북(從北)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