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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9일(金)
“시진핑 부흥 전략은 주변국 비용 전가시키는 小國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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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관계 전문가인 로버트 서터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국제대학원 ‘엘리엇스쿨’ 연구실에서 지난 13일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중국에 대해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새해 북한 문제와 무역·환율 등에서 미·중 대립이 첨예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美 ‘중국通’ 로버트 서터 조지워싱턴大 교수

위험감수 - 비용지불 안하려 해
비전 가진 美 리더십과는 달라

더욱 강력해지기를 원하는 中
‘一帶一路’로 세계질서 바꾸려
모든 분쟁지역 차지하려 할 것

사드배치 때 보여준 中의 태도
20년간 대만문제에 취해온 것
자기 뜻 따르지 않는 대상 징벌

美·中 사이 낀 韓 ‘한국다워야’
핵심은 ‘中에만 치중하지 말라’
美와 함께하면 독립성 더 보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워싱턴에서는 대중 정책과 미·중 관계 향방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줄곧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중국을 러시아와 함께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하면서 미국에 가장 위협적 도전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기류가 반영됐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을 놓고 ‘온건파’와 ‘강경파’가 갈리지만, 공세적인 중국의 부상은 용인할 수 없으며 현행 대중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초당파적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는 상태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중국 전문가인 로버트 서터(74)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 대해 “갈등을 피하려다 보니 중요한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서터 교수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와 남중국해에서 군사시설 확충 등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흥(rejuvenation)’ 전략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에 비용을 전가하는, 이른바 자국 이해만을 추구하는 ‘소국’ 마인드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에서는 대중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며, 중국에 맞받아쳐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고 전했다. 서터 교수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불예측성’이 중국을 긴장하게 만들면서 미·중 관계에 새로운 정책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볼 만하다”고 평했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조지워싱턴대 국제대학원 ‘엘리엇스쿨’ 연구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과 워싱턴 정치권의 입장을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정책은 확실한 지지층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일자리 창출에 강하게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도 겹치는데, 그런 이유에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한다. 또 전략적 사고를 하는 그룹이 있는데, 민주주의와 인권·시민사회 등의 이데올로기를 중시하는 이 그룹 입장에서 볼 때는 지금 당장 중국에 맞받아쳐야 한다는 모멘텀이 매우 강하다. 국방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찾을 수 있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도 올해 초 중국 방문 뒤 의회 청문회에서 ‘2025년에는 중국이 미국의 제1의 주요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중 관계 미래가 매우 비관적으로 들리는데.

“비관적이지는 않다.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불예측적이어서 어떤 전략을 취할지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동맹들 사이에서도 불확실성을 만들어냈고, 중국을 포함한 각국에 다양한 반응과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현재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취할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는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취할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서 드라마틱한 행동을 취할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의 이해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에 있어 미·중 관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새로운 기회다. 하지만 시 주석이 미·중 관계에서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 문제는 시 주석이 과연 유연할 것이냐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오히려 시 주석은 매우 단호하고,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대회에서도 강력한 모습만 보여줬다.”

서터 교수는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지점으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꼽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힌 것이 중국을 움직이게 하는 ‘카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핵 문제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간에 최대 현안이다. 하지만 억제가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결국 우리가 북한과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이 현재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전 세계의 견해를 바꿀 수 있게 일을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고 있는데.

“미국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계속 언급하는 것은 이게 유일하게 중국을 움직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동북아에서 전쟁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중국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 여기 중국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뭔가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색다른 접근이 중국이 자국의 이해를 다시 계산하게 만들 수 있다. 아마도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시 주석에게 요구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중국이 받아들일 수도 있을까.

“중국에는 커다란 시험대가 될 것이다. 내 예상에는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하루이틀 정도 송유관을 차단한 뒤에 다시 송유관을 열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대북 원유공급을 일시적으로 50% 정도 감축하거나, 미국과 게임을 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압박을 받으면 뭔가 보여주려고 하지만, 결국 원래대로 복귀할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이 지난 50여 년간 보여준 일종의 패턴이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옵션 언급은 중국을 움직이기 위한 ‘블러핑(엄포)’인가.

“블러핑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군사적 측면에서 우리의 능력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북한이 얼마나 빨리 장사정포를 서울로 발사할 수 있느냐인데, 하루 안에 곧바로 가능하다는 것이 30년 전부터 문제였다. 과연 한·미는 1만여 개에 달하는 장사정포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 무력화하거나 파괴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통념적인 견해였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정확히 모른다. 지금도 그게 거의 불가능할 수 있고. 그렇다면 군사적 옵션 언급은 블러핑일 수 있다. 반면 우리는 군사계획을 잘 모르지만, 한·미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대북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인가.

“예측하기 어렵다. 한국의 서울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면 나 같으면 추천하지 않을 옵션이다. 핵심은 서울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있다면 행정부가 실제 집행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예측적이기 때문에 군사적 행동도 갑자기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트럼프는 불예측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들은 예측적이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그렇다. 매티스 장관에 대해 상당한 신뢰가 있다.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 사안에 대해서는 거의 참견하지 않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명확하고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에 ‘무조건적 대화’를 제안했는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외교·안보 인사 중에서 북한에 대해 가장 부드러운 편이다. 매우 중대한 제안인데, 틸러슨 장관은 과거에도 몇 차례 외교를 통한 북핵 해법을 제시해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시간 낭비(waste of time)’라고 비판한 바 있다.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는 이 문제에 있어 분명히 간극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에 대해 얼마나 유연하게 나갈지를 놓고 논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이 이 제안을 수용할까.

“북한이 어떻게 할지는 알기 어렵다. 북한의 행동은 매우 불예측적이다.”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중국 편향을 놓고 논란이 적지 않다.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지정학적 위치에 서 있는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서터 교수의 주문은 다소 의외였다. ‘한국다워라(Just be South Korea)’. 하지만 그의 제안은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와는 결이 많이 달랐다. 아시아 각국이 ‘독립’을 유지하는 게 미국의 역내 이해와 맞아떨어진다는 주장으로, 핵심은 ‘중국에만 치중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국 일부에서는 중국의 급부상을 매우 우려한다.

“한국이라면 우려해야 한다.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이 지난 20년 동안 대만 문제에서 취해온 태도 그대로다. 중국은 일본에도 이런 유사한 태도를 계속 취해 왔다. 인도·베트남에도 가끔 이런 태도를 취했는데, 일종의 패턴이 있다. 그리고 중국과 이들 국가와의 차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은 이제는 양안관계에서뿐 아니라 해양 문제와 미군의 군사자산 역내 배치 문제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단호하다. 중국의 이런 의지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결국 한·미에는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시각이 다소 다르다는 우려가 많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보수 정부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안다. 미국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친미적 입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의 진보 진영은 미국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우리는 북한이 큰 문제인 상황에서 한·미 간 차이를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다소 민감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한·미 동맹을 언급하고, 북한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긴장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워싱턴 조야에서 사드 추가 배치 중단과 미사일방어체계(MD) 불가입, 한·미·일 군사동맹 불추진 등 문재인 정부의 ‘3불(不)’ 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다.

“현시점에서 ‘3불’ 정책은 상당히 모호하며 가정을 전제로 한 것처럼 들린다. 문재인 정부가 다소 부드러운 접근을 하는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이게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이 한·미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합하게 하는 힘(unifying force)’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가 심각해 다른 모든 것을 2차적으로 만들고 있다. 나중에는 ‘3불’ 정책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재로는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내 생각에는 현재 한국 정부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 한국인들도 정부가 국제현안에 대해 독립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 같다. 미국도 그 부분에서 상당한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은 한·미 동맹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며, 동맹 이상의 다른 어떤 것을 한국에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이 동맹에 요구하는 부분은 북한이라는 공동의 적의 위협 아래에서 공조해야 한다는 정도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대에 한·미 관계가 최악이었고, 그런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그때와 많이 다르며, 지금 미국이 한국에 원하는 것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고 번영·평화를 유지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이해와도 양립이 가능하다. 미국도 한국에 ‘이건 하면 안 된다’식으로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한·미가 상호 작용을 많이 할수록 이게 한국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과연 미국은 한국이 공격받는다면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공격 위험을 감수하고 한반도 방어에 나설까.

“유사시 한반도 방어에 대해서는 미국이 공약을 지킬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만 한국이 미국의 대중 봉쇄에 더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을 수 있으나, 한국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게 바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이다. 한국은 한국다우면 된다(just be South Korea). 미국과 같이하면 한국은 경제·외교·군사적으로 더 강해지고 이러면 한국은 더 독립적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이 모두 독립적인 마인드로 무장한다면 미국은 이를 환영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한 국가도 이 지역을 지배하지 못할 것이며, 이는 중국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은 이를 원하지 않고, 역내에서 ‘리더’가 되고 싶어 한다. 만일 중국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징벌을 한다.”

서터 교수는 ‘분발유위(奮發有爲)’를 주창한 ‘시진핑 2기’에 대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이 모든 사안에 ‘윈-윈(win-win)’적 접근법을 취하면서 비용은 주변국에 전가하는, 이른바 소국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시진핑 2기’의 대외정책을 어떻게 예상하나.

“시 주석은 현재는 매우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이 당대회에서 대외정책을 이야기할 때 주로 언급한 내용은 모두 중국에 관한 것이었다. 이웃 국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단지, 중국이 어떤 부분에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낼 것인가만 이야기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강력하게 뭔가를 원하면,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용이 된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행동을 원하지 않는다. 당대회가 끝난 뒤 시 주석은 갈등을 겪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등에게도 잘해주고 있다. 과연 이게 얼마나 갈까. 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타협 없는 전술적 행보라고 본다.”

―더 공세적인 중국을 예상하는가.

“그렇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다. 이 새로운 시대에 중국은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게 ‘중국몽(中國夢)’으로 중국을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외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모든 중국 영토·영해를 중국의 통제하에 두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아시아에서 ‘새로운 질서’를 의미하는데, 중국의 영향권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중국판 ‘먼로 독트린(제임스 먼로 제5대 미국 대통령이 선언한 고립주의 외교방침)’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의견이 다르면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한국의 롯데그룹이 사드 사태 이후 받은 보복 조치가 대표적이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이 되고 싶은 것 같다.

“시 주석의 스타일은 마오나 덩 누구와도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 주석이 중국 내에서 강력한 지도자라는 것은 확실하고, 중국 인민들에게 본인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왔다. 또 시 주석은 자신이 얼마나 야망이 있는 지도자인지도 강력히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시 주석이 주창하는 프로그램들이 미국의 이해, 더 나아가 아시아에서의 현상유지(status qup)에는 반하는 것들이라는 데 있다.”

―중국이 원하는 새 질서는 무엇인가.

“중국은 더 강력해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강력해지면 더욱더 강력해지기를 원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질서의 이상적인 프로젝트가 바로 ‘일대일로(一帶一路)’다. 하지만 지금 당장 미국과 같은 ‘슈퍼파워’ 자리를 노리는 것은 아니다. 이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중국은 미국의 대북 정책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데도 이 문제를 주도해가지 않는다. 중국의 정책 기조는 단지 북한과의 대화일 뿐인데, 이걸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중국은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고,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중국은 슈퍼파워 마인드가 없다. 여전히 소국 마인드다. 대부분 나라가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지만, 미국의 리더십은 그렇지 않다. ‘대국’ 마인드는 위험을 감수하고 비용을 지불하며 국제적인 현안에 기여한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으며, 모든 사안에서 윈-윈을 적용하려고 한다. 물론 중국은 이미 아시아에서 대국이다. 하지만 포인트는 중국이 앞으로 무엇을 더 할 것이냐며,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느냐다.”

―중국 내부의 도전도 많은 것 같다.

“그렇다. 중국이 미국에 정면 도전하지 않는 이유가 세 가지 있다. 첫째, 역내 미군의 존재를 싫어하면서도 대결적 자세를 취하지 않는 것은 미국과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으로 협력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세계질서를 변화시키려고는 하지만 전복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다. 둘째, 미·중이 매우 상호의존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미국을 공격하면 중국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셋째, 중국이 아시아 역내에서 그다지 강력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초 발간한 저서 ‘미·중 관계’(작은 사진)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데.

“초판은 2009년 발간했는데, 당시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해 상당한 낙관론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책에서 미국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2012년 2판을 출간했는데, 그때에는 중국이 예상보다 더 공세적이라는 첫 번째 지표가 나온 상태였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펴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이미 우리가 중국에 취한 실용적 접근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갈등을 관리하려는 측면이 강했는데, 나는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시진핑 시대’ 출범 이후 미·중 관계가 새로운 상황에 접어들었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부흥’ 정책은 주변국, 더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를 껄끄럽게 한 측면이 있었는데도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서 뭐가 문제였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좋은 정책이지만, 자국의 이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좋은 정책일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지위를 잃게 만들었다. 중국의 정책은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켰고, 역내 국가들과 미국 동맹들은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이버 절도나 무역관행, 점증하는 중국의 군사력 등이 미국의 역내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이 모든 게 매우 강하게 진행됐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중단시키지 않았다. 우리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시 주석은 중국 부흥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나가고, 미국의 역내 영향력은 약화될 것이다. 이게 바로 중국이 원하는 바로, 이런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실제 워싱턴 시각이 2009년 초판 발행 당시와 지금이 많이 달라졌나.

“현재 국면에서 미국의 일반적 견해는 훨씬 더 냉철하고(sober) 비관적이다. 우리가 ‘뭔가 행동을 더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 됐다. 현재 미·중 관계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지고 있으며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경제·주권 문제 등에서 뭔가 ‘맞받아치기(push back)’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매우 크다. 대표적인 증거가 2015년 중국 전문가인 해리 하딩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가 쓴 논문으로, ‘미국의 대중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는데 여기에 워싱턴 엘리트들의 의견이 달렸다. 중국에 대해 훨씬 더 강력한(tougher)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게 주류였다.”

―미국 주류의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가 더 있나.

“또 다른 사례가 민간단체 ‘아시아소사이어티’인데, 이들은 매우 비정치적이며 논쟁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지난 2월 발간한 60쪽짜리 미·중 관계 보고서에는 민주당계 인사들의 입장이 대거 나온다. 지난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도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안보·가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터프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 지난해 로버트 블랙윌 전 주인도 미국대사가 주도해 작성한 미국외교협회(CFR)의 아시아 관련 보고서도 ‘미국의 대중 정책이 매우 실망스러우며, 교정이 필요하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의회에서도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확고하며 강경하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모든 후보가 중국을 비판했다. 미국의 이해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엘리트들은 미국의 현재 대중 정책 변화를 원하고 있다.”

서터 교수는 지금 미국이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지금 우리가 중요한 부분에서 지면 중국이 결국 아시아를 지배하게(dominant)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그렇다면 미국은 중국을 봉쇄해야 하나. 중국은 항상 미국의 대중 봉쇄정책을 비판해 왔는데.

“봉쇄가 아니다. 중국은 항상 미국이 자기들을 봉쇄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바탕으로 정책을 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이 경우에는 항상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국의 이해가 걸려 있는 여러 가지 환경을 조성해 중국이 우리에게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정책에 요구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취하면서 행동하는 것이다.”

―미국의 핵심 이해가 걸려 있는 영역에서는 중국에 반대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첫 6년 동안 중국에 대한 어떤 부정적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임기 마지막 2년 동안에는 항상 중국에 대해 불평했지만, 이를 지지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중국에 반하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군사적 능력(capability)이 뒷받침돼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가 중국에 초점을 맞추도록 허용했지만, 절대 공개적으로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만일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중국은 이 부분에서 ‘더 나가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이는 위험하다. 미·중이 기후변화 등에서 협력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미·중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협력의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우리가 중요한 영역에서 패배하면 중국이 결국 아시아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인터뷰 = 신보영 워싱턴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mail 신보영 기자 / 국제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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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12 신고로 출동…“정확한 내용 확인 중”최근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해 논란이 된 가수 김흥국(59)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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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정상 ‘평화의집’ 2층 동시입장 ‘역사적 대좌’
[단독]서울대 총학, ‘김일성大 교류추진’ 논란 끝 부..
[단독]日음란물 자막 만들어 유통 최대 사이트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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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가는 여교사 미행→비밀번호 확인→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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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스크린 ‘어벤져스3’… 마니아들만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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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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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에 임금의 잘잘못 사실대로 기록하라”…역사에서 배우게..
[인터넷 유머]
mark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 mark초보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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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日 “독도 디저트 남북만찬서 빼라”…남의 잔..
檢, ‘그림대작’ 조영남 추가 사기혐의에 징역..
“래퍼 정상수한테 술취한채 성폭행 당했다”..
中석탄발전소 한국 인근 11개省에 1625基…..
“탈북자가 南서 사기당한 것도 방송…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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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서 “5월에 결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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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투구폼’ 설인아 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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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 슈퍼스타’ DJ아비치 28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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