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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9일(金)
골프채 개발만 하고 즐기지 못한… “비거리 늘려주는 재미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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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현수 대표가 지난 20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욘드골프 본사에서 드라이버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구현수 비욘드골프㈜ 대표

어릴 적 손으로 만들기 좋아해
입문후 골프채 제작 연구 빠져
개발 몰두하다 고관절 ‘고장’나
통증 탓 15년간 스윙도 어려워
“골프 끊은 뒤 개발에 더 집중”

한창땐 2번 아이언 쓰던 장타자
“테스트 스윙만 해 스코어 나빠”


구현수(69) 비욘드골프㈜ 대표는 평생 골프채를 설계하고, 제작해온 장인이다. 남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훨씬 지났지만 구 대표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4월 고반발 드라이버 비욘드로 프리미엄 골프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메가 밸리 내 비욘드골프 사무실에서 구 대표를 만났다. 구 대표는 경남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농대에 67학번으로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골프채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 구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고, 그래서 공학도를 꿈꿨다”며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면 실패했거나 중도에 포기하고 다른 직종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 일을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었다”며 “이 나이에도 계속할 일이 있으니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가 골프에 입문한 것은 35년 전. 대학 졸업 후 무역회사에 입사했고 태국 방콕 지사에서 3년 정도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취미로 골프를 시작했다. 곧 골프에 빠졌다. 태국의 현지 프로에게 지도받았다. 구 대표는 주먹 크기로 요즘 우드만 한 퍼시몬 드라이버를 처음 잡았고, 요즘 같으면 싱글핸디캐퍼조차 사용하기 어려웠던 벤 호건 스틸 아이언을 휘둘렀다. 1년쯤 지나면서 안정적인 80대 스코어에 진입했다. 구 대표는 2번 아이언으로 190m를 보낼 정도였다. 파 5홀에서 2번 아이언으로 2온한 적도 많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빨랫줄 같은 티샷을 날려 “프로냐?”는 질문을 받곤 했다. 한동안 “스윙 폼 참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구 대표는 골프를 즐기면서 자연스레 골프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부산에서 정밀 주조공장을 운영하면서 일본에 골프채헤드를 수출하려던 계획을 가지고 있던 처남이 골프에 대한 구대표의 지식과 열정을 보고 동업을 제안한 것. 이때부터 골프채를 만들기로 하고, 자료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골프채는 수입품이 100%였다. 주로 일본은 쇠를 두들겨 만든 단조 채를, 대만은 주물을 떠서 주조 채를 생산했다. 그러나 골프채 헤드는 비대칭 구조여서 설계가 까다로웠다. 주물을 뜨려면 헤드 모양의 금형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구 대표는 몇 년 동안 공부한 끝에 골프채 헤드를 제작했다. 태국 지사장 시절 당시 여고생 유망주로 전지훈련차 왔다가 알게 된 한 여자 프로와 인연이 닿게 됐고 그는 훗날 구 대표의 골프채로 팬텀오픈에서 우승했다.

구 대표는 4년 전부터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를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시행착오를 겪은 뒤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가 뛰어난 드라이버를 지난해 세상에 내놨다. 비욘드는 출시하자마자 입소문을 탔고, 특히 잃어버린 거리를 되찾으려는 시니어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욘드 S500과 올해 나온 업그레이드 버전 S600 드라이버의 장타 핵심은 필드에서의 반발계수였다. S500의 반발계수는 0.91(S 600은 0.94). 국민체육진흥공단 시험연구소에서 측정한 수치다. 500cc의 대형 헤드에다 저중심 설계로 탄도를 높이고 볼의 스핀양을 줄여 타구 방향이 일관되도록 설계한 게 포인트였다. 또 그립, 샤프트, 헤드의 총중량이 255g에 불과할 만큼 가볍다. 저중량 설계는 근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이나 여성 골퍼들의 스윙 스피드를 크게 높였고 비거리를 늘린다. 고반발 드라이버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얇은 페이스. 페이스가 얇을수록 반발력이 높아진다. 문제는 얇을수록 잘 깨진다는 점. S500은 로봇 스윙 머신이 40m/s(약 비거리 220m)의 속도로 무려 2000회 이상 정타를 날리는 테스트를 통과했다. 거뜬히 타구 강도를 견뎌냈다. 구 대표는 “초고반발 드러이버는 한국이 세계최대 시장이며 일본 메이커는 헤드파손 부담감으로 사실상 고반발 이상은 개발하지 않기 때문에 비욘드는 세계최고의 초고반발 드라이버 시장을 지향할 것”이라며 “고반발 드라이버를 잘 선택한다면 일반 골퍼들은 더욱 쉽고 편한 스윙으로 비거리가 늘어나는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고반발 페어웨이 우드 개발에 이어 내년에 고반발 하이브리드 클럽을 출시할 예정이다.

구 대표의 골퍼 전성기는 태국에서의 3년에 불과했다. 서울로 돌아와 골프채 개발에 매달리는 통에 40대 초반부터 고관절이 ‘고장’ 났다. 스윙할 때 왼쪽 하체의 몸 중심 회전이 통증 탓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 골프채 제작업에 종사하면서도 15년 동안 제대로 골프를 즐기지 못했다. 구 대표는 “골프를 끊은 뒤부터 골프채에 관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에 들어와서는 제품 테스트가 주된 목적이 되다 보니, 스코어는 썩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골프를 직접 할 시간은 적지만 프로들이 자신이 만든 골프채로 장타를 날리는 걸 지켜보면 얼굴엔 웃음꽃이 피곤 했다.

구 대표는 “그동안 척박한 환경에서 골프채를 제작했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지난 세월을 후회해 본 적은 없다”며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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