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4.24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9일(金)
부랴부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수해’와 ‘화재’는 ‘악마’와 같다. 그래서 이들을 ‘수마(水魔)’와 ‘화마(火魔)’라고 하지 않는가. 얼마 전 제천에서 무고한 시민 29명이 화마에 목숨을 잃었다. 대통령까지 나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한들 무엇하겠는가, 사후약방문인 것을.

불이 나면 본능적으로 ‘불이야! 불이야!’를 외친다. 불이 난 사실을 주변에 알려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이다. 이보다 다급한 외침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외침은 “그는 불이야불이야 구두를 닥기 시작하얏다.”(지새는 안개·현진건·1923)에서 보듯 매우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지시하는 부사로 굳어진다. ‘불이야! 불이야!’라는 외침이 갖는 ‘급박성’이 매개가 되어 황급히 서두르는 모양을 가리키게 된 것이다.

부사 ‘불이야불이야’가 줄어든 말이 ‘불야불야’이고, 그 연철 표기 형태가 ‘부랴부랴’이다. 20세기 전반기 문헌에 ‘불이야불이야, 불야불야, 부랴부랴’가 모두 나오는데, ‘불야불야’의 빈도가 가장 높다. ‘조선어사전’(1938)엔 ‘불야불야’가 표제어로 올라 있는 반면 ‘큰사전’(1957) 이후의 사전엔 ‘부랴부랴’가 표제어로 올라 있다. ‘불(火)’과의 유연성이 상실되면서 ‘부랴부랴’가 표준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조선어사전’에는 ‘불야불야’의 동의어로 ‘불야살야’가 올라 있다. 1930년대 김유정의 소설에도 이 단어가 여러 번 보인다. ‘불야살야’의 ‘불’은 ‘火’의 뜻이다. ‘살’을 동사 ‘살다’로 보고, ‘불야살야’ 전체를 불이 났으니 살려 달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하나 단어 구조상 동사로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서 ‘살’은 ‘화살’을 가리킨다. 활터에서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접근을 막기 위해 소리치던 ‘활이야 살이야’의 ‘살’과 같은 것이다. ‘불’도 위험하고 ‘화살’도 위험해 그것을 피하려고 다급하게 서두르는 모양을 ‘불야살야’로 표현한 것이다. 현재 ‘불야살야’도 ‘부랴사랴’로 표기하고 있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많이 본 기사 ]
▶ 민주당 예비후보 만취해 여비서 폭행…“성폭행당했다”
▶ 朴정부 뺨치는 文정부 ‘낙하산’
▶ 방송인 김경란, 결혼 3년만에 파경
▶ 北 리명수, 김정은 연설 중 졸다 ‘저승사자’에 딱 걸려
▶ [단독]警, 드루킹 국회출입기록 확보…靑은 ‘출입기록 野..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태국 여성을 관광비자로 입국시킨 후 유흥업소에서 나체쇼 등을 펼치는 접대부로 취업을 알선한 혐의로 태국인 브로커가 구속됐다.법무..
mark朴정부 뺨치는 文정부 ‘낙하산’
mark北 리명수, 김정은 연설 중 졸다 ‘저승사자’에 딱 걸려
[단독]警, 드루킹 국회출입기록 확보…靑은 ‘출입기..
민주당 예비후보 만취해 여비서 폭행…“성폭행당했..
[단독]드루킹, 통화때 스피커폰 켜고 ‘힘자랑’…“나..
line
special news 방송인 김경란, 결혼 3년만에 파경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란(40)이 바른미래당 김상민(44) 전 의원과 결혼한 지 3년 만에 파경을 맞..

line
“생리하면 도벽 생긴다”… 또 터진 ‘女高 미투’
[단독]‘3순위’였던 이석태, ‘1순위’로 서훈…‘코드훈..
자신 믿고 슬럼프마저 즐기는 박인비 ‘긍정의 힘’
photo_news
자신 믿고 슬럼프마저 즐기는 박인비 ‘긍정의 ..
photo_news
“불행은 세 번 온다”…방울뱀·흑곰·상어 버텨낸..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샤론 스톤의 눈빛 유혹… 그리고 죽음을 부르는 ‘관능미’
[인터넷 유머]
mark초보 공무원 mark남편이 좋아했던 여자
topnew_title
number 美서 음경·음낭 조직 전체 이식 성공…사상 ..
강릉 노파 피살사건 12년 만에 검거… ‘반전..
단체손님 태우려 항공기 1시간 10분 지연…..
야구방망이 든 10여명과 흉기 든 1명 ‘술집 ..
“10代 에이즈 감염자 93%는 同性·兩性 성접..
hot_photo
배우 김민서 “5월에 결혼합니다”
hot_photo
‘완벽 투구폼’ 설인아 시구
hot_photo
‘EDM 슈퍼스타’ DJ아비치 28세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