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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2일(火)
목민심서 2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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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문화부 부장

한탕주의와 언택트(Untact). 한 빅데이터 분석 업체가 새해 첫날 블로그, 트위터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선정한 2018년 키워드이다. 비트코인 등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내려는 ‘한탕주의’, 과잉 연결에 피곤한 사람들이 인간관계 확장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언택트’ 현상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매년 다음 해 트렌드를 전망해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내놓은 2018년 트렌드도 그리 다르지 않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불안한 사회로부터 자기만의 안식처를 찾으려는 ‘나만의 케렌시아(Querencia)’, 사회적 관계보다 자기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Work-and-life balance)’, 대인 접촉을 하지 않는 기술을 선호하는 ‘언택트’ 등이었다. 두 전망 모두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나만의 세계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려는 경향이어서 새해 트렌드들이 좀 씁쓸하다.

트렌드 전망에 윤리적 잣대를 대는 것이 적절하진 않지만 이 같은 트렌드 분석들은 개인의 소비와 마케팅에 포인트를 두다 보니 중요한 부분들을 놓친다는 생각도 든다. 소확행을 추구하지만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 한국 정치를 바꿨고, 지난해 ‘자존감 수업’ ‘라틴어 수업’ 같은 베스트셀러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사회는 개인화하면서도 나는 누구인지, 삶의 가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열공’ 중이다.

새해, 2018년 트렌드에 뒷다리를 걸어보는 것은 트렌드로 이름을 붙여 놓으면 그 자체가 힘을 발휘해 그 트렌드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철학자 엠리스 웨스타콧은 ‘단순한 삶의 철학’이라는 책에서 개인의 소박한 행복을 옹호하고 이를 대세라 여기는 것은 “결국 불공정한 경제 체제에 순응하게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기 삶에서 더 큰 파이 조각을 요구하지 않고 이미 가진 작은 것, 그러니까 부스러기에 만족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2018년 한 해 우리는 아직은 나만의 작은 조각이 아니라 파이 전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18년엔 ‘소확행’보다는 ‘목민심서’가 더 주목받는 키워드가 됐으면 한다. 올해는 조선 실학자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발간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알려졌듯이 목민심서는 정약용이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하며 목민관이 지켜야 할 지침을 밝힌 저서이다. 정약용은 자신을 바르게 하는 법,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법, 백성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말하며 “공인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은 그 첫째가 청렴이요, 둘째가 공정이며, 셋째는 직무에의 성실, 마지막으로는 애민”이라고 했다.

많은 한국 정치인이 오랫동안 목민심서를 자신의 필독서이자 추천도서로 꼽아왔지만 정작 이를 지키는 정치인들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은 우리 정치인에게 이런 덕목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데 지쳤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2018년 한 해는 타인, 사회와 접촉을 끊고 나만의 케렌시아로 깊숙이 들어가기보다는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낸 정치 변혁이 제대로 길을 가는지, 이를 위해 그들이 목민심서의 진리를 지켜내는지 지켜보고, 또 지켜봐야 할 것이다.

c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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