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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8 신춘문예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2일(火)
본심 14편 고르게 솜씨 좋아… 얕고 좁은 작품 많은 게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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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심사위원 김원우(오른쪽)·구효서 소설가가 본심 대상작을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단편소설 심사평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14편이었다. 고르게 솜씨가 좋았다.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을 솎아내기가 그만큼 어려웠다.

얕고 좁은 작품이 많았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깊이와 넓이라는 낡은 명분으로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무한 강제하려는 엄숙주의의 은밀한 권력이 이제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여겼다. 일상에 밀착한 얇은 감각의 표피만으로도, 반경이 작은 렌즈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가늠할 수 있어야 좋은 단편이라고 본다.

세 편을 두고 오래 고민했다. 심사자의 손이 몇 차례나 방향이 바뀌고, 머뭇거리면서, 쉽게 당선작을 결정하지 못했다. 솜씨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핵심을 빈칸으로 둔 채 주변을 에두르고 엇갈리게 시치미 떼면서 오히려 그 빈칸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작은 실마리마저 크게 폭발시키는 ‘결항’의 솜씨는 흠잡을 데가 별로 없다.

‘해설(海雪)’은 여간 난감하지 않다. 여교사가 남자 포르노 배우의 파정의 표정을 수집하다니. 우리 안의 타자다운 타자 중에 성(性)만 한 것이 있을까. 그것이 타자로서의 역할을 마치려면 끝내 알 수 없어야 하고 도무지 난감하기만 해야 하는데 이 작품이 그걸 잘 해내고 있다.

‘구겨진 지폐 뭉치가 떨어졌다. 지폐가 마른 잎처럼 굴렀다.’ 돈과 낙엽의 이미지가 겹치는 ‘오늘의 루프 탑’ 결말이다. 화폐는 사용가치와는 무관한 교환가치 시대의 산물이면서 기호가치에 의한 정치경제학적 지배를 받는다. 복잡한 얘기인데,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는 약한 소리는 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 하지만 돈 나고 사람 났다고 떠드는 축도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세상이라는 것. 이쪽도 저쪽도 고단하고 예민해져 서로가 무너지는 건 마찬가지인데 어쩌다 이리되었나 허탈해지는 이야기이긴 하다. 그러나 ‘오늘의 루프 탑’이 기특한 것은 허탈해지지 않으려면 나 스스로 무엇을 놔 버려야 하는지를, 그러면 무엇을 얻게 되는지를 어렵지 않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심사위원 김원우·구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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