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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3일(水)
가느다란 올, 혀를 간질간질… 훌쩍 마시다간 입천장 홀랑 ‘매생이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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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생이굴국.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과 영양 풍부한 해조류인 매생이가 어우러진 겨울철의 뜨끈한 보양국물음식이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매생이 씻을때는 물 넉넉하게 풀어지면 조금씩 흔들어 헹궈 참기름 넣고 굴 살짝 볶다가 육수 붓고 끓으면 매생이 투하 바닷바람 매서울수록 향 깊어 별다른 양념 없어도 기막힌 맛 밥 넣으면 죽… 떡국으로 변형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황금 개띠 해를 맞아 산으로 바다로 겨울 여행을 떠나는 인파가 많은 때다. 맘먹고 떠난 여행지에서 지역 별미를 맛보는 것도 크나큰 즐거움인데, 바닷가를 찾았다면 해산물 요리는 필수일 터. 그중에서도 최근 웰빙 메뉴로 인기 급상승 중인 매생이를 별미 목록에서 빠뜨리면 서운하다.

푸른색 녹조류인 매생이는 전남 강진·완도 등의 청정 해역에서만 자라는 남도 지방 특산물이다. 보통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5개월 정도가 제철로, 특히 바닷바람이 매서운 1월의 매생이는 맛과 영양이 최상이라 더 인기다.

매생이라는 이름은 순수 우리말로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이다. 채취해서 보면 파래와 비슷하지만 파래보다 더 가늘다. 매생이는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분포돼 있는 고단백 식품이다. 클로렐라 성분이 많고 항산화 성분도 풍부해 몸 안 활성산소를 제거해줘 대사성 질환과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분과 칼슘도 매우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실제 매생이의 철분 함량은 우유의 40배, 칼슘 함량은 우유보다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옛날 매생이는 문헌에도 등장할 정도로 존재감 있는 해조류였다. 조선 시대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매생이는 “누에가 만든 비단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검푸른 빛깔을 띠고 있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맛이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세월 속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매생이는 그저 김 양식장에 자라는 잡초 같은 존재로 취급받아왔다. 대다수 해조류 양식이 김에 집중돼 있었고 품질 좋은 김을 만들기 위해서는 김에 파래, 매생이 등 다른 해조류들이 섞여 있으면 안 됐기 때문이다. 이런 매생이가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영양식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웰빙 식품으로 주목받으면서 매생이를 활용한 요리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생이로 끓인 국이다. 참기름에 살짝 볶은 생굴을 다시마 육수에 넣고 끓이다가 펄펄 끓어오를 때 매생이를 넣으면 매생이굴국 완성이다. 들어가는 재료는 많지 않지만, ‘바다의 식물’이라 불리는 해조류 특유의 향기와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숙취 해소에도 좋고 바쁜 아침 건강식으로도 그만이다.

매생이굴국은 그 자체를 다른 요리의 베이스 재료로 활용해도 좋다. 남은 국에 밥을 넣고 끓이면 매생이굴죽이 되고, 떡국떡을 넣으면 매생이떡국이 된다. 만두를 넣으면 매생이만둣국이 된다. 꼭 국이 아니어도 매생이를 잘게 썰어 만든 매생이전, 매생이부침개도 이색 메뉴로 인기다. 별다른 재료 없이 부침가루에 매생이만 넣고 반죽해 식용유를 자작하게 둘러 부치면 되는데, 초록색 빛깔이 먹음직스럽고 맛도 영양도 일품이다.

매생이굴국에 들어가는 중요한 식재료인 굴은 ‘석화(石花)’라고도 하는데, 한자 그대로 ‘돌에 피는 꽃’이라는 뜻이다. 어릴 때 바닷가에서 어머니를 따라 굴을 따본 적이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굴 따는 게 쉽지 않았는데 여러 번 하니까 곧잘 됐다. ‘굴 쪼시게’라는 기구로 굴을 따는데, 앞쪽에는 길고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쇠가 있고 뒤쪽에도 작은 갈고리가 달려 있다. 앞쪽 갈고리로 굴 껍데기를 까고, 뒤쪽의 작은 갈고리로는 껍데기를 깐 생굴을 양동이에 옮긴다. 그렇게 굴 쪼시게로 굴을 채취하던 일도 이제는 추억이 됐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과 영양 풍부한 해조류인 매생이가 어우러진 매생이굴국은 겨울철 뜨끈한 보양국물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사랑하는 아내, 아이들과 함께 매생이굴국으로 행복한 연말연시 한 끼 건강밥상을 꾸려보자.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 보세요

재료(2인분 기준)

매생이 1컵, 굴 1/2컵, 다진 마늘 1/4작은술, 국간장 2큰술, 참기름 1/3T, 청양고추 1/3개, 다시마 육수 3컵(육수 재료: 물 8컵, 건표고버섯 2개, 건다시마 5㎝×5㎝ 2장, 무 자투리, 육수 멸치 10마리)



만드는 법

1. 굴은 연한 소금물을 풀어서 붙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한 후 깨끗하게 씻어준다. 이때 연한 소금물은 소금 1에 물 10의 비율로 농도를 맞춘다.

2. 매생이는 찬물에 깨끗하게 씻어 소쿠리에 밭쳐 물기를 제거해 둔다.

3. 냄비에 물 8컵을 붓고 건표고버섯 2개, 건다시마 5㎝×5㎝ 2장, 무 자투리, 육수 멸치 10마리를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4. 냄비에 참기름 1/3T를 넣고 굴을 살짝 볶아준다. 여기에 준비해 놓은 육수 3컵을 붓고 끓어 오르면, 매생이와 다진 마늘을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5. 끓인 매생이굴국에 기호에 따라 청고추, 홍고추를 슬라이스해 함께 넣어준다.

6. 완성된 매생이굴국을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조리 Tip

1. 매생이를 씻을 때는 물을 넉넉하게 담은 그릇에 담갔다가 매생이가 풀어지면 조금씩 집어서 흔들어가며 씻어서 건져낸다.

2. 남은 매생이를 보관할 때에는 위생백에 넣고 얇게 펼쳐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실온에 녹이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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