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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4일(木)
걸음마도 못 뗀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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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KCERN 이사장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대한민국에 허락된 時限 임박
발전 임계점 돌파 못하면 낙오
과거 집착 ‘늙은 국가’로 퇴행

4차 산업혁명은 하늘이 준 기회
제도 경쟁력서 후발 중국에 밀려
미래 산업 씨 말리는 규제 심각


2025년은 하늘이 대한민국에 허락한 마지막 시한(時限)이다. 초고령화사회 돌입과 4차 산업혁명의 임계점이 교차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초고령화 도래 전에 4차 산업혁명의 임계점을 돌파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에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되는 이유다.

초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은 상호 보완적이면서 배타적이다. 초고령화사회의 노동인력 부족과 신체 기능 저하 등의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초융합·초지능의 기술로 해결될 것이다. 초고령화사회 도래 이전에 4차 산업혁명의 임계점을 돌파하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후손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나, 반대의 경우 대한민국은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좌절할 것이다.

20세기 후반, 대한민국은 탈(脫)추격의 산업혁명을 완성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교과서가 됐다. 최빈국에서 10대 강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압축된 문제들을 민주화운동으로 극복하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최초의 나라가 됐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국민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했다. 같은 민족인 남북한의 국부 차이는 한국민의 열정과 도전의 역사로 해석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늙어가는 중이다. 개인과 국가 모두 과거에 집착하면 늙은 것이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의 비전을 품은 개인과 국가는 젊은 것이다. ‘잘살아 보자’는 한강의 기적 세대의 꿈은 이제 더는 청년들의 꿈이 될 수 없게 됐다. 비전이 사라진 닫힌 공간에서 제로섬(zero-sum)의 나눠 먹기 경쟁이 극렬해졌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세력들은 미래 지향적 협력보다는 과거 지향적 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의 닫힌 투쟁을 승화시킬 새로운 미래 국가 비전이 절실하다.

4차 산업혁명이 바로 국민의 힘을 결집시킬 비전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혁명이 아니라 사회혁명이기에 국민의 공감을 이끌 미래 비전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주요국은 인더스트리4.0, 소사이어티5.0 등 자신들만의 4차 산업혁명 브랜드를 국가 비전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브랜드는 아직 4차 산업혁명의 큰 그림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본질과 핵심 추진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깊은 고민과 통찰을 통해 세계적 브랜드화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 브랜드로서 ‘초(超)생명사회’를 제시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개별 기업의 정보기술(IT) 혁명인 3차 산업혁명을 선도했다. 벤처와 대기업의 기술로서 온라인 세계를 만든 3차 산업혁명에서 일본을 앞서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그런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두 세계가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걸음마조차 제대로 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불편한 현실이다. 초연결·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은 개별 기업의 기술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제도가 주도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결과다.

4차 산업혁명은 오프라인의 현실과 온라인의 가상이 데이터로 융합해 초지능화하는 사회혁명이다. 현실을 데이터화하는 과정과 데이터를 지능화해 현실을 개선하는 과정은 기술보다 제도가 우선이다.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은 개별 조직 차원을 넘어 전 사회의 개방·협력으로 이룩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을 앞선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의 경쟁력에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국 제도의 경쟁력은 전 세계 70위권 밖이다. 10위권의 기술이 아니라 70위권의 제도, 특히 90위권의 규제 경쟁력 향상이 문제의 핵심이다.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 규제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씨를 말리고 있다.

이미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특위가 출범한 지 4개월이 됐으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보다는 과거 개별 기술 정책의 연장선에서 나열식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새로 출범하는 국회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기술보다 제도 개혁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브랜드를 만들고 데이터와 클라우드 규제 해소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국가 미래 비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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