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안부 관련 日에 ‘감성적 조치’ 추가 요구하나

피해 할머니들이 수용할 만한
日사죄 등 조치가 현실적 대안
文대통령 10일 신년회견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떠한 후속조치를 내놓을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 합의 파기 시 외교적 부담이 큰 만큼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추가 조치’를 요구하거나 위안부 문제와 안보·경제협력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5일 외교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감성적 조치 등을 일본에 추가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발표 이후 정부가 ‘피해자 중심 접근’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추가 조치가 이뤄지면 정부가 그동안 문제 삼아 온 합의 한계를 어느 정도 메우게 된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 위안부 문제와 안보·경제협력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전략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TF 발표 직후 “역사 문제 해결과는 별도로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위해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일본의 수용 여부다. TF의 발표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도 움직일 수 없는 합의”라며 재협상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특히 추가 조치 자체가 사실상 재협상이나 다를 바 없어 일본이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또한 위안부 갈등을 한국 정부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투 트랙 방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커지 않다. 이처럼 일본이 문재인 정부의 요구를 묵살할 경우 위안부 문제는 답보 상태에 놓이고 한·일 관계만 악화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한반도 안보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 한국의 외교적 부담만 늘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4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안 듣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측은 주한 일본대사관 차석공사를 통해 “합의 변경 시도 시 한·일 관계가 관리 불능에 빠질 수 있다”며 한국 외교부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