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公職과 NGO 본질 모두 훼손하는 인사처案 접으라

문재인 정부가 비정부기구(NGO)인 시민단체 활동까지 공직(公職) 호봉에 반영하겠다는 황당한 발상의 정책화에 나섰다. 인사혁신처는 5일 입법예고한 ‘공무원 보수 규정 개정안(案)’을 통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따라 등록된 단체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유급 상근한 경력’을 호봉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1년 이상 공익활동 실적이 있고, 구성원 100명 이상인 시민단체 경력을 공직 업무와 연관이 있으면 100%, 무관해도 50∼70%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인사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힘쓴 경력” 운운하지만, 이는 채용·승진 체계와 업무가 근본적으로 시민단체와 다른 공직뿐 아니라 NGO의 본질도 훼손하는 처사다. 현행 규정이 변호사, 박사 학위 소지자, 민간 기업 출신 등의 직접 연관 공직 취업조차 제한적으로만 호봉에 반영하게 한 이유도 달리 없다. NGO의 본령은 정부 정책 감시·견제·비판이다. NGO 활동가의 정책 입안·집행자 직접 변신부터 일탈에 해당한다. 그러잖아도 한국 시민단체 다수는 정치화해 사회 갈등과 혼란 확산의 진원(震源)이 되는 일이 잦다. 상근자들이 불법시위의 기획·선동·주도를 직업화하다시피 해오기도 했다. 임용이 이미 됐거나 앞으로 될 시민단체 상근자 출신에게 호봉 특혜를 주겠다는 것은 이런 사람들의 반(反)사회적 행태도 더 부추기게 마련이다.

개정안으로 우대받을 시민단체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 불법시위 단체를 포함해 1만38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오죽하면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인터넷에 ‘모두 시민단체 하나씩 가입하자’는 글을 올렸겠는가. 문 정부는 지지세력인 참여연대 등 좌파 성향 시민단체 출신을 대거 임용한 것만으로 모자라다는 듯이 호봉 특혜까지 주기 위한 개정안을 입법예고 시한인 오는 8일 전에라도 철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