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裁 “공공장소 性추행범 신상 정보 등록제는 합헌”

지하철이나 버스 등 밀집된 장소에서 다른 사람을 추행해 유죄가 확정된 사람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공중밀집장소 추행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오모 씨가 “이 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되는 것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로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결정에서 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이수 헌법재판관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위헌정족수(6명)에 미치지 못했다.

헌재는 “공중밀집장소 추행죄는 1994년 1월 도입된 이래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며 “이 조항으로 달성되는 성범죄자 재범방지와 사회방위의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시했다. 또 “개별 사안에서 행위의 형태나 불법성의 경중이 다를 수 있지만,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폭력 범죄라는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수의견을 낸 이 소장과 김 재판관은 “등록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성폭력처벌법은 대중교통이나 공연, 집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자를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유죄가 확정되면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법무부에 등록하도록 한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