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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8일(月)
井不及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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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不及泉 九仞奚益 學不希聖 是謂自畫(정불급천 구인해익 학불희성 시위자획)

우물을 파는데 샘에 이르지 못하면 아홉 길을 판들 무슨 쓸모가 있으랴.

배움의 길에 성인의 경지를 바라지 않음은 스스로를 한정 짓는 것이리라.

조선 중기의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이 27세 새해 아침에 지은 원조오잠(元朝五箴)의 끝부분에 나오는 구절이다. 원조오잠은 그리 길지 않지만 방대한 주자학의 핵심을 잘 간추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구절절 조선 선비의 드높은 기상과 굳센 의지를 잘 드러내고 있는 명문이다. 특히 우물을 파기 시작했으니 반드시 샘이 솟아날 때까지 파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공부를 시작했으니 성현의 경지에 오르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숙연함을 자아낸다. 이언적은 벼슬의 길과 학문의 길을 병행하는 삶을 택했는데,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올곧은 충언 때문에 많은 고초를 겪다가 결국 북녘의 귀양지인 평안도 강계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춥고 외로운 귀양살이 중에서도 쉬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여 큰 업적을 남겼고, 그의 사상은 퇴계 이황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후대에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황과 더불어 사림오현(士林五賢)에 추앙되었으니 성현의 반열에 들겠다는 젊은 날의 포부를 성취한 셈이다.

해가 바뀌면 많은 사람이 원대한 포부를 품고 야심 찬 계획을 세운다. 젊은 날에는 비록 작심삼일에 그칠지라도 무언가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대충 사는 쪽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꿈을 잃어버린 삶은 슬프다. 거창하거나 원대한 꿈이 아니어도 좋으니 새해를 맞이하여 나이와 처지에 맞게 자신만의 꿈을 가져 보자. 그리고 우물을 파기로 했으면 반드시 샘물에 닿을 때까지 파겠다는 선현의 굳센 의지를 귀감으로 삼아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작은 걸음이라도 꾸준히 나아가 보자.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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