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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8일(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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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엽 문화부 부장

장례나 제사의 종교의식을 위한 ‘스님 배달’(お坊さん便) 사업을 아마존 재팬과 제휴해 시작한 일본의 한 장례업체가 지난해 야후 재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종교는 신앙과 함께 결혼과 장례 등 인생의 중요한 관습과 뗄 수 없는데, 이는 종교의식의 ‘온라인 쇼핑’이라 할 수 있겠다. 구매 사이트를 보면 ‘제사 법회 준비 티켓’이란 상품명 하에 ‘통상 1∼3주 안에 발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이채롭다. 스님 1인을 모시는 비용이 3만5000엔(약 33만 원)이다. ‘스타트업’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 사업은 지난해 1만2000여 건의 예약이 몰릴 만큼 성공적이다. 업체는 스님을 더 확보하고,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제사나 법회의 날짜를 알려주며, 심지어 망자의 계명(戒名)이나 법명(法名)을 지어주는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의 여파로 단가제도(檀家制度)라는 사찰 장례의 400년이 넘는 전통이 사라지면서 문을 닫고 폐허로 방치되는 사찰이 늘고 있는 마당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불교단체가 공개적으로 반대하지만, 이 사업은 끄떡없다. 고독사를 두려워하는 수많은 고령층의 관심이 뜨겁고, 1인 가구로 장례와 제사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 돈으로 2000만 원 가까이 드는 사찰 장례비보다 훨씬 저렴하게 종교의식을 갖출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 하나, 얼마 전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후쿠이(福井)현의 쇼온지(照恩寺)라는 사찰을 소개했다. 이른바 ‘테크노’ 법요식을 하는 사찰이다. 부처님이 모셔진 사찰 본당에서 현란한 조명과 함께 테크노 리듬이 흐르는 법요식을 한다. 대처승이 주류인 일본의 사찰은 가업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 사찰의 주지는 사찰을 물려받기 전인 20대에 디스크자키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그는 “고령화로 사찰을 찾는 사람이 해마다 줄고 청년층 이탈은 급속히 늘어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실패해도 좋다. 뭐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초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일본 사회 전반이 재조정되고 있지만,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 ‘종교는 없지만 종교적’이라는 독특한 종교문화를 가진 일본인 사회의 현상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고령사회 진입과 더불어 1인 가구가 전체의 4분의 1을 넘어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된 우리의 종교 상황도 변화를 피하긴 어렵다. 지난 연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발표한 ‘2017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인터넷·케이블TV, 스마트폰을 통해 주일예배를 대신한 적이 있는 신자가 51.2%에 달한 점이다. 5년 전 같은 조사의 16%보다 무려 37%포인트가 증가했다. ‘온라인 종교 쇼핑’이 대세가 되는 시절이 곧 닥칠지도 모를 일이다. 불출석 교인을 가리키는 ‘가나안 신도’도 5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23.3%에 달했다. 가나안 신도의 44.1%는 ‘얽매이기 싫어서’라고 압도적으로 응답했는데, 이를 분석한 신학자들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개인주의적인 신앙 형태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변화가 개신교만의 현안은 아닐 터이고, 한국 종교가 어떻게 공공성을 회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지 여부가 관건일 것 같다.

ejy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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