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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카페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0일(水)
美 경기 과열 - 中 개혁 부작용 없으면… 세계경제 ‘성장 랠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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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의 글로벌 경제 이야기 - ⑫ 2018년에도 ‘호조세’ 이어갈까

美, 향후10년간 1.4조달러 감세
성장 촉진하되 물가자극은 안해

Fed, 올해 3차례 금리 올릴 듯
인플레이션 압력 예상보다 약해
油價는 작년보다 조금 높을 전망

美 영향‘자본유출 압력’받는 中
외환시장 개입 - 금리 인상할 듯

ECB, 성장세에도 금리 안 올려
양적완화 규모만 줄이겠다 발표

교역량 늘어나 ‘보호무역’ 희석
원高시대 경쟁력약화 상쇄 기대
변수 여전…‘플랜 B’도 준비를


#1. 2017년은 드물게 글로벌 경제의 성장 랠리가 일어난 해다. 35개 회원국을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모니터링하는 45개국 모두 성장궤도에 올랐다. 이 현상은 지난 반세기 동안 단 세 번 관측됐을 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경제는 굳건했다. 글로벌 경제의 대표적인 위험자산가격지수인 MSCI 신흥국 주가지수는 28% 상승했다. 국제금융연구소(IIF)에 따르면 작년 신흥국에 대한 자본 유입은 다시 1조 달러를 넘어섰고 금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림)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 신용등급이 강등된 나라가 상승한 나라보다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신흥국 국채 수익률과 미국채 수익률의 격차와 그 변동성이 모두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국제 금융시장이 매우 안정적이며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과거 Fed가 긴축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할 때 거의 예외 없이 외채가 많은 주변부 국가를 옥죄었다. 가까이는 2001~2002년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큰 고통을 안겨 준 페소화 위기에서 1980년대 초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조어를 낳았던 중남미 외채위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외환위기는 대부분 Fed의 통화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금년 세계 경제의 성장기조가 확장하는데 전 세계 인구의 85.5%, 구매력 기준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8.2%, 전 세계 수출의 35.6%를 차지하는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한다. 한편 선진국은 작년보다는 못하다.

나아가 글로벌 경제의 동반 성장으로 세계 교역량 증가세는 2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이 맞는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됐다 하더라도 글로벌 경제 확장에 따른 해외 수입 수요 증대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면 보호무역주의는 희석될 수 있다.

세계 성장률 대비 세계 교역증가율은 2000년대에 들어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6년까지 교역증가율이 성장률을 밑돌았다. IMF와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는 이 비율이 감소하는 것을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기술 발전에 따라 글로벌 공급사슬이 취약해진 탓으로 돌렸다. 과연 이 추세가 역전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작년 평균치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월가는 전망한다. 유가는 작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동반성장, 산유국의 생산 감소, 산유국의 지정학적 위험의 부상으로 큰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는 공급자의 활발한 헤징 활동을 근거로 안정적일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원유시장의 속성상 유가 예측은 쉽지 않다.



#2. Fed의 통화정책 방향은 세계 경제 흐름의 가늠자와 같다. Fed 통화정책이 글로벌 은행의 달러화 자금조달에, 글로벌 은행의 자금조달은 글로벌 금융사이클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글로벌 금융사이클은 환율제도와 관계없이 일국 통화정책의 운용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이 제약은 중심부보다는 주변부에 위치한 신흥국에서 두드러진다. 통화정책의 동조화가 동반되지 않을 때 자칫 외환 불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위기 후 Fed의 금리인상은 2015년 12월부터 작년 말까지 2년에 걸쳐 모두 다섯 차례 단행됐다. 이처럼 종래와 달리 더디게 진행되는 중립적 통화정책의 기조는 앞으로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년에도 Fed는 작년과 같이 3회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기대감 때문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신흥국은 달러화 자금조달에 애로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Fed는 금년 GDP가 2.5% 성장할 것으로 상향 조정했고 미 의회예산국은 작년 3분기 미국 경제가 10년 만에 잠재 GDP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 추세가 지속되면 미국은 인플레이션 갭, 다시 말해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Fed가 완만하게 중립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낮은 인플레이션과 미약한 임금상승, 지지부진한 생산성 증가 때문이다. 흔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을 물가안정 속에 호황을 뜻하는 대완화, 이후를 물가안정 속에 불황을 지칭하는 대침체라고 한다. 두 시기 모두 안정된 물가를 공유한다. 안정적인 물가는 나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호·불황에 관계없이 물가가 안정적인 현상은 종래의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의 상충관계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이 변화는 명목임금 상승률과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사실을 고려할 때 명목임금 상승률도 함께 낮아질 수밖에 없는 함의를 가진다.

한편 임금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속성 때문이다. 소비가 성장을 주도하므로 소비의 주요 재원인 임금 수준의 추이는 노동시장의 현황과 향후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전문가들은 낮은 인플레이션을 낮은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에서 찾고 있으나 최근 보편화된 온라인 거래를 또 다른 요인으로 본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어 공급자들이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것이다. 아마존 효과가 인플레이션을 10∼25%포인트 낮췄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이를 근거로 선진국 중앙은행의 목표 인플레이션을 2%보다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생산성은 실질임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술혁명이라는 조어가 낯설지 않고 세계 10대 상장기업 가운데 거대 기술기업이 6개가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측정된 생산성 지표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작년 미국 경제성장이 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1.2% 정도 향상됐을 뿐이다. 낮은 생산성 증가는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비중이 작아서 그럴 수도, 기술혁신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생산성 증가가 매우 더딜 때 Fed로서는 점진적으로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향후 10년에 걸친 1조4000억 달러 감세의 파급효과는 중요한 변수다. 감세는 총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Fed는 2017~2020년 동안 GDP 성장률을 2.3%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을 뿐 인플레이션이 2019년에야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당초 예측을 고수했다.

Fed는 감세가 성장을 촉진하되 물가를 자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만약 이 예측에 오류가 있다면 Fed의 점진적인 중립적 통화정책은 수정될 것이며 자칫 글로벌 경제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4. 19개국 유로존의 뚜렷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인상계획이 없으며 다만 당초 9월까지 예정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통화정책에 변동이 없는 이유는 물론 낮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ECB는 향후 2년간 목표인플레이션 2% 이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통화정책은 Fed와 ECB의 중간에 위치한다. 영국은 당초 예상을 넘어 인플레이션이 3%를 넘어섰고 작년 11월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성장세는 다른 선진국만 못한 모습이다. 본격화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충격이 어떻게 작용할지 관건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의 실업률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에 따르면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2012년 12월부터 경기확장세가 60개월 넘게 지속됐다. 경기회복과 함께 생산가능연령인구의 감소로 노동시장이 수요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지수는 목표 2%에 미달하는 1%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양적완화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세계은행은 작년 중국 GDP 성장을 6.8%로 0.1%포인트 상향 전망했으나 올해는 당초 6.4%를 그대로 유지했다. 작년 처음 3분기 동안 중국 경제는 예상치 6.9%를 넘어섰지만 과다한 비금융부문의 부채를 억제하는 각종 거시 건전성 정책 시행의 파급효과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중국의 금융시장이 점점 커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점진적인 개혁은 어려워지고 있다. 신속한 시장의 반응이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도입한 주식거래 매매정지는 하나의 예다. 생산 과잉 해소와 기업과 지방정부 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시장의 과잉 반응으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정책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6년 9월 중국 위안화가 특별인출권(SDR)에 편입, 국제화폐로 공인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자본통제를 도입한 것은 이와 같이 비우호적인 국내 경제 여건에 따른 자본유출을 방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가장 먼저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편 자본통제는 GDP의 46%에 이르는 저축이 효율성 높은 부문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해 자칫 경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위험이 있다.

Fed의 금리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는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총조세부담률은 이윤의 68%에 이르고 있으며 미국의 44%보다 훨씬 높다. 더욱이 중국 상장기업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2010년에 비해 30~50% 감소한 것은 그만큼 자본유출 압력을 높인다. 그러므로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에 대응해 자본통제와 외환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5. 종합해 보자면 올해 글로벌 경제는 작년에 이어 확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중심국 가운데 미국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상대적으로 금리인상에 가장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성장, 고용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플레이션은 Fed가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단행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국제 교역량 증가율이 성장률보다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성장의 추가 중심국에서 주변국으로 다소 옮아갈 것으로 보여 수입증가율도 주변국에서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전망과 예측은 미국 경제가 과열 양상을 보이지 않고 중국 경제도 개혁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제대로 관리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더욱이 시장이 평가할 수 없는 지정학적 위험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기업과 정부는 플랜 A와 플랜 B를 모두 준비하고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원화절상 압력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약세는 수출시장에서 올해 우리 기업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제 확장에 따른 수출시장의 호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로서는 가장 긍정적이다. (문화일보 11월 15일자 28면 10회 참조)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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